어미 원숭이가 사람 머리카락을 치실 삼아 이빨을 청소하는 방법을 새끼에게 가르치는 것이 태국에서 관찰됐다.
그동안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제3자에게 교육하는 것은 동물 가운데 인간만이 갖는 특징으로 여겨져 왔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연구소(PRC) 연구팀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짧은꼬리원숭이 암컷 7마리를 관찰한 결과, 이들이 사람의 머리카락을 이용해 치실질을 하는 것이 목격됐다. 특이한 점은 암컷 원숭이들은 새끼 원숭이가 자신들을 보고 있을 때 치실질을 더욱 자주,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어미 원숭이들의 치실질 시간도 두 배 정도 더 늘어났다.
교토대 연구팀은 새끼들이 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어미들이 보이는 치실질 습관의 차이가 바로 도구사용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어미가 새끼에게 치실질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느라고 이빨 청소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것이다.
PRC의 나부오 마사타카 교수는 “제3자에게 도구 사용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에)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은 가설 단계”라면서 “어미의 이 같은 행동이 실제로 새끼들이 이빨을 청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향후 연구의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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