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대통령은 확신에 차고 단호하며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 반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박력은 있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추진력이 있는 당당한 여걸의 목소리를 소유하고 있다."
숭실대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24일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와 부시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목소리를 분석한 '미국 전-현직 대통령과 힐러리 국무장관의 목소리 연구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지난 22일 미 대통령 취임식에서의 오바마 대통령 취임사와 부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힐러리 국무장관의 취임회견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소리공학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목소리의 기본톤은 남성으로서 약간 고음인 235Hz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기본 톤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초지일관 같은 톤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성격이 강직하고 추진력이 있음을 반영한다. 또 연설목소리에는 300Hz~1500Hz 정도의 중음대의 폭넓은 스펙트럼이 나타나 매사에 분명하면서도 자신감과 포용력을 표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음대인 2500Hz~3500Hz에서 공명음이, 5000Hz근방의 치아 스치는 소리도 포함돼 건강미와 청중을 흡입하는 효과가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이다.
부시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중저음대인 500Hz 이하에 소리성분이 분포돼 발음은 좀 불분명하지만, 박력과 안정감이 있다. 기본톤은 108Hz로 무게 있는 저음 톤이고, 변화가 심해서 연설 중에 감정의 기복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목소리를 갖고 있다. 그의 기본톤은 270Hz 정도로 변화를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성격이 강직하고 추진력이 있는 목소리라 할 수 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또 3500Hz 까지 폭넓은 대역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하고 뚜렷한 발음을 구사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로 인해 매사에 분명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여걸다운' 모습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배명진 교수는 "미 대통령의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평소 첫인상으로 느꼈던 강렬한 이미지와 호소력이 그대로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또 "사람의 목소리에는 말하는 사람의 성격이나 신체적 특징, 그리고 주변 분위기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목소리는 심장에서 출발해서 목구멍과 입안의 발성기관을 통해 생성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리공학연구소는 컴퓨터장비를 활용한 목소리 분석으로 상대방의 성격은 물론 성별, 출신지역, 학력수준 등을 파악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목소리를 통해 말하는 사람의 키와 체중, 얼굴형태, 건강상태 등을 알아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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