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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생 기로에 선 홍준표

입력 : 2008-12-28 19:45:09 수정 : 2008-12-28 1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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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무자년 세밑을 맞아 정치인생 최대의 기로에 섰다.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면서 당초 목표로 삼았던 중점법안 처리를 위해선 물리력을 동원해 본회의장에 진입하거나 정치력을 발휘해 야당을 설득하는 길 밖에 없지만 어떤 경우라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회의장에서의 물리적 충돌은 자칫하면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나라당의 머릿속엔 아직도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의 악몽이 남아있다.

일단 홍 원내대표는 "지금은 탄핵 때와는 다르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리적 충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야에 대한 양비론 수준에서 그친다면 정면돌파를 불사하겠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여론의 향배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일 지난 2004년 탄핵사태 이후의 상황이 재연될 경우 책임의 상당부분은 원내사령탑인 홍 원내대표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렇다고해서 민주당과의 협상을 추진하는 것도 홍 원내대표 입장에선 궁색한 선택이다.

민주당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선 예산안 강행 처리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상정 강행에 대한 사과와 함께 `쟁점법안에 대한 단독처리 불가'라는 요구조건을 들어줘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여권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한 핵심법안들의 연내처리가 불가능해지기 쉽고 지난 9월 추경예산안 처리 실패 직후 불거져 나왔던 퇴진론이 수면 위로 재부상할 수 있다.

안그래도 당내에선 홍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론이 적지않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이 성탄절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본회의장 진입작전을 성공시킨 반면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첨예한 여야 대치정국 속에서도 넋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가 별다른 후폭풍 없이 정면돌파에 성공하거나 협상을 통해 야당을 굴복시키고 쟁점법안 처리를 이룬다면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172석의 거대정당을 이끄는 원내사령탑으로서 명실상부한 리더십을 인정받게 될 뿐 아니라 향후 정치적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임시국회 끝내고 나도 미국에나 가 있지"라는 농담을 했다고 한다. 원내대표라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금껏 비주류의 길을 걸어오면서 4선의 중진으로 성장한 홍 원내대표가 여야 대치정국이 불러온 정치인생 최대의 승부처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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