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40일 간 고국 방문을 했습니다. 직장이 직장인지라 그동안 늘 여름 방학에만 고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이번엔 참으로 오랫만에 11월에 와서 크리스마스에 돌아 갑니다.
마치 미국이 내 조국인 것처럼 한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 갑니다. 이제 다음 정착지인 뉴욕에 가서 무엇을 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새로운 땅에 발을 붙이고 살 것을 생각하니 한편으로 걱정도 되고 한편으로 기대도 됩니다.
인천을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로 갑니다. 그리고 워싱턴 돌레스로 간 다음 딸들이 대학에 다니고 있는 버지니아 수도 리치몬드로 갑니다. 그 후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딸들과 같이 뉴욕 맨하탄을 향해서 크리스 마스 파티를 위해 갈 것입니다.
여기나 저기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지만 문화의 차이가 나는 것은 극복할 수 없지요. 겨울이 점점 깊어가고 추워지는데 한달 넘게 보아온 조국의 현실은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눈뜨면 집 앞에서 마을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는 데로 가서 계단을 내려 갑니다. 처음엔 아주 다리가 아프고 그 높은 계단이 마치 백두산을 올라가는 것처럼 부담스럽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나 두리번 거리고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면 그걸 타고 올라 가길 몇번. 그러다가 어느날부터 그 높은 여러개의 계단을 날아 가듯 올라가게 되니 사는 모습 자체가 등산이고 운동인 우리나라가 역시 건강은 지키기가 좋으나 음식이 맛이 있어서 저녁마다 친구 만나 먹는 만찬은 또한 성인병의 근원이 되기도 하니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종종 제게 물어 옵니다. 미국이 좋은가? 한국이 좋은가? 그건 한마디로 대답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좋은 것이 있고 한국이 좋은 것이 있고 미국이 안좋은 것도 있고 한국이 안 좋은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남의 사생활에 간섭을 안하며 실례가 되는 질문은 안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 남편 월급이 얼마냐 그런 것을 공공연하게 사람 많은데서 물어 보는 것은 한국 사람이지요.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요
대답을 안 하자니 질문한 사람 민망할 것 같고 대답을 하자니 남편 체면이 있고. 저는 보통 그런 질문도 대답을 합니다. 그 사람이 민망해 할까봐. 월급이 적으면 부끄러운 것이 또한 한국 사람이고 미국 사람들은 그런 건 물어 보지도 않지만 월급이 적다 해도 부끄러워 하질 않습니다. 그것이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지요.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고쳐야 할것이 있는데 바로 자동차 문화입니다. 너무 외향적은 것을 선호해서 그 사람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가 비싼 자동차면 거들먹 거리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결코 돈이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외로운 사람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돈은 좋은 것이긴 하나 돈을 가지고 그 사람의 인격을 판단 할 수는 없습니다.
돈이란 정말 착하고 남을 도와 줄줄 아는 사람들이 가져야 합니다. 만물을 주관하는 사람이 물질을 소유하면 그 사회는 따뜻해집니다.
저는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미국 사람으로 살 것 같습니다. 여러번의 송년회를 통하여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래도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 우리나라 라고 생각이 들고 아직은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란 걸 느낍니다.
불황이다, 경제가 어렵다 하면서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을 보니 어찌나 이상하고 미운지요.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국민을 위해 그들은 열심히 일을 하는지요. 뉴스를 통해서 눈쌀 찌푸리는 장면들을 보며 속이 상하더라구요.
물론 훌륭한 분들도 더러 보았습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요.
정치인들은 청빈해야 합니다.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그 돈이 국민이 땀이고 힘든 고통이고 그렇습니다. 제가 왜 어울리지않게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달 넘게 서울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안 좋은 뉴스를 봐서 그런가 봅니다.
서울을 떠납니다. 그리고 워싱턴도 떠날 것입니다. 금년 크리스마스는 뉴욕의 맨하탄에서 네명의 자녀와 아주 재미있게 보낼 것입니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동짓날이라고 팥죽도 먹었습니다. 동지 팥죽을 먹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는데 아주 오랫만에 팥죽을 맛있게 먹으니 잊혀지고 있는 어머니 생각도 납니다.
2008년도 이제 며칠 안남았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계속해서 제 이야기를 들어 주십시오.
지난 5년간 워싱턴의 이야기를 읽어 주시고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음해 새해에는 임국희씨가 뒤를 이어 워싱턴 이야기를 올려 주실 것 입니다. 여전히 많이 읽어 주십시오. 그리고 뉴욕에서 보내 드리는 제 이야기도 계속 성원해 주십시오.
세계적인 이 불황이 어서 속히 해소 될 것을 빌어 마지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저도 모두 행복한 2009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원해봅니다. 제 글을 늘 읽어 주시고 용기 주시는 리플 친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모두 행복 하십시오.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유노숙이 드립니다.
유노숙 워싱턴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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