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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인 세계적 일러스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 |
◆일러스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영화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시니컬한 표정의 소녀 그림으로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 나라 요시토모를 쫓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서울의 남대문시장 앞을 걸어가는 나라 요시토모의 뒷모습으로 시작한다. 길 건너편 로댕 갤러리 앞에는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풍경을 접한 그는 놀라는 한편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2005년 서울에서 열린 그의 첫 전시에는 무려 8만5000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이 시대 가장 인기 있는 일러스트 작가인 그의 그림은 세계적으로도 비싼 값에 거래되며, 그는 세계 곳곳에서 전시를 열고 일년 내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2006년 7월 나라 요시토모는 고향 히로사키에서 ‘A to Z’ 즉 ‘전부’라는 의미로 지난 작업들을 집대성하는 대형전시를 연다. 이 전시를 앞둔 1년간, 카메라는 서울에서 시작해, 뉴욕, 런던, 요코하마, 방콕 등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는 요시토모 나라의 뒤를 쫓는다. 또 그의 창작활동은 물론 여행지에서의 교류와 그와 함께 일하는 그라프 멤버들, 1만3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연출을 맡은 사카베 코지 감독은 묵묵히 예술가의 뒤를 쫓은 결과, 그림을 그릴 때는 언제나 혼자이길 고집하는 예민한 화가가 그림을 완성하기까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썰렁하고 텅 빈 스튜디오로 돌아와 철저히 혼자인 채로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의 모습은 묘한 감동을 자아낸다.
◆가장 대중적인 작가 토머스 킨케이드=영화 ‘크리스마스 별장’은 미국의 대중적인 화가 토머스 킨케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토마스 킨케이드는 현존하는 현대화가 중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작가로, 그의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통용될 만큼 유명하다. 국내에도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의 그림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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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화가’로 불리는 토마스 킨케이드가 그린 ‘크리스마스 별장’. |
영화 제목인 ‘크리스마스 별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억달러가 팔려나간 크리스마스 카드다. 영화는 젊은 킨케이드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됐는가를 담아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집으로 돌아온 킨케이드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마을의 모습을 보고 낙담하게 된다. 그는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벽화를 그리게 된다.
그의 그림은 환한 빛과 밝은 색깔이 특징이다. 시골집, 오두막, 정원, 시냇물, 작은 도시의 길거리 등을 사실적이고 이상적으로 그린다. 그의 그림 속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함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그림은 토머스 킨케이드 컴퍼니를 통해 달력, 퍼즐, 카드 등의 상품으로 제작돼 다량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그는 예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한다. 일부에선 그의 그림을 영혼이 없는 상품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안, 평화를 주길 바란다”는 킨케이드의 의도처럼 그의 그림이 대중에게 따뜻한 위안을 안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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