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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자택에서 자살한 고(故) 최진실. |
■최진실 자살 등 연예인 잇단 사망
지난 10월2일 최진실의 자살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혼 후 두 아이를 자신의 성으로 바꾸며 꿋꿋하게 살던 그를 무너뜨린 건 익명을 무기로 한 악성 댓글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죽음은 악플의 위험성에 경종을 울렸고 국회에서는 악플 처벌 규정 논의가 본격화됐다.
또 그의 유족과 전 남편인 조성민이 아이들의 친권 및 재산권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관련 친권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조민성이 아이들에 대한 모든 권리를 최진실 어머니에게 이양하면서 일단락됐다.
앞서 9월에는 사채 빚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렸던 안재환의 자살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사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그룹 ‘엠스트리트’ 멤버 이서현과 트랜스젠더 연예인 장채원, 모델 겸 연기자 김지후가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으며, 모델 출신 배우 이언과 ‘먼데이키즈’ 소속 가수 김민수는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다. 혼성그룹 ‘거북이’의 리더 임성훈은 지난 4월 지병인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탤런트 박광정도 폐암으로 지난 15일 우리 곁을 떠났다.
■강병규, 연예인 응원단 국세 낭비 및 인터넷 도박 논란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는 2008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 국고 낭비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결국 불법 인터넷 도박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강병규를 단장으로 한 연예인 응원단은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비즈니스석 항공, 5성급 호텔 등을 이용하는 데 2억원을 써 혈세 낭비 논란을 빚었다. 사과보다는 해명에 급급했던 강병규는 11월 억대 인터넷 도박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도 ‘고스톱도 못한다’는 등의 거짓말을 계속해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옥소리 박철 이혼 공방
지난해 10월 파경을 맞은 옥소리와 박철의 법정 공방은 간통죄 위헌소송으로까지 이어지며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결국 옥소리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간통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났지만 해외 언론까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며 한국의 간통죄 존폐 논란에 관심을 보였다.
■최민수, 송일국 폭행시비
최민수는 지난 4월 이태원에서 70대 노인을 자신의 차에 매단 채 500m가량 달린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그는 사건 직후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지만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결국 그는 서울 근교의 컨테이너에서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 확인은 안 된 상태다.
새해 초 프리랜서 김모 여기자와 폭행시비가 붙은 송일국의 지루한 법정 공방도 있었다. 김 기자는 지난 1월 송일국의 아파트 앞에서 송일국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며 팔을 잡았으나 송씨가 뿌리치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맞았다며 고소했고 송씨는 신체 접촉이 없었다며 김모 기자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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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KBS ‘1박2일’. |
■리얼버라이어티 전성시대
짜여진 각본도, 대본도 없이 스타들의 리얼한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 도전’, KBS ‘1박 2일’, SBS ‘패밀리가 떴다’ 등은 매회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거나 도전하는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과 공감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 하지만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들의 포맷이 거의 비슷하고 스타급 MC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독설 개그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거침없이 독설을 퍼부은 왕비호, 김구라, 독한놈들 등이 큰 인기를 모았다.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이들의 독설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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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열풍을 일으킨 명품 드라마 MBC ‘베토벤 바이러스’. |
■명품 드라마 신드롬
까칠한 지휘자 강마에가 오합지졸 단원들과 함께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의 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열풍을 일으켰다. SBS 사극 ‘바람의 화원’은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역사적 미스터리와 동양적 영상미를 결합시켜 신윤복 신드롬을 일으켰다.
두 드라마는 클래식과 그림이라는 다소 어려운 소재를 선택했지만 예술적 성취는 물론 재미까지 이끌어내며 완성도가 높은 명품드라마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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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모금회 통계 최다 개인기부자로 밝혀진 문근영. |
■문근영 등 아름다운 기부
사회복지모금회가 발표한 10주년 통계에서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사람이 문근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진한 감동을 줬다. 근거 없는 색깔론 시비도 붙었지만 네티즌들은 문근영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기부천사 김장훈은 20여년간 총 45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았으며 유재석, 박명수 등의 조용한 선행도 우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논란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방송사들이 드라마를 대폭 축소한 가운데 드라마 PD협회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우들의 출연료에 제동을 걸었다. PD협회는 출연료 상한제를 사회 이슈로 끌어냈고, 고액 출연료 논란을 빚은 박신양에 대해 무기한 출연정지라는 강수를 두며 파장을 일으켰다.
■케이블방송의 진화
케이블방송의 ‘마의 벽’이라 불리던 시청률 1%를 넘어선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했으며, 자체 제작률이 60%에 달하는 채널이 생기는 등 ‘재방송 TV’의 오명을 벗게 됐다. E채널 ‘조선야동 통하였느냐’, tvN ‘막돼먹은 영애씨’, OCN ‘여사부일체’, MBC드라마넷 ‘별순검 시즌2’ 등은 시청률 2%를 넘겼다. 특히 MBC 에브리원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은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초로 시청률 4%를 기록했으며, 공중파 방송에서 재방송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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