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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 '예스맨'…코믹재왕의 원맨쇼 "역시 최고"

입력 : 2008-12-18 17:48:07 수정 : 2008-12-18 17: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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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 주연의 코미디 영화 ‘예스맨’은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할리우드적 해석을 보여준다. “YES WE CAN!”이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구호처럼, 삶이나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힘은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세에서 비롯됨을 억지스럽지 않게 보여준다. ‘예스맨’은 짐 캐리 특유의 과장된 표정과 몸짓이 중심이 된 코미디이지만 그렇게 허황하지는 않다. 짐 캐리의 열연이 도드라진 ‘브루스 올마이티’나 ‘트루먼 쇼’에서처럼 드라마적 감동과 더불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한국어가 또 다른 잔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아내와 이혼한 은행 대출상담원 칼(짐 캐리)은 매사에 의욕도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 직장 승진은 남의 일이며 술 한 잔 하자며 연락하는 친구들은 너무 귀찮다. 그저 소파에 몸을 눕힌 채 비디오테이프를 보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그러다가 우연히 재회한 옛 친구의 소개로 인생 바꾸기 프로그램인 ‘예스!’에 참여한다. 상대에게 ‘노(NO)’라고 말하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예스 전도사’의 경고를 체험한 칼은 모든 일에 ‘예스’라고 답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삶이 바뀌는 것을 깨닫는다.

탄탄하게 구성된 영화의 분위기는 짐 캐리의 원맨쇼에 가깝다. 토끼 같은 앞이빨을 드러내는 장난스러운 개인기는 여전히 유쾌하며 눈에 파리가 앉아도 꿈쩍 않는 시체 연기, 최고급 오토바이 듀카티를 몰며 기겁하는 표정 등은 나이가 들었음에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짐 캐리를 확인할 수 있다. 긍정적인 삶을 살기로 다짐한 짐 캐리가 도전하는 한국어 배우기를 지켜보는 맛도 쏠쏠하다. 짐 캐리가 웨딩 매장에서 한국인 직원(비비안 방)과 어색하게 나누는 한국어 대화는 ‘애인대행’ 역할의 이란 여성과 대비되면서 묘한 우월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란 여성의 예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모든 것을 예스만 외칠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는 맛은 떨어진다. 예스만 외치면 모든 것이 이뤄지고 이는 새롭게 만난 여자친구 앨리슨(주이 디샤넬)과의 갈등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직장 상사를 비롯해 친구, 가족 모두에게 현상적인 예스를 외쳐야 하는 이 시대 직장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2시간 동안의 판타지이자 동화에 머물 뿐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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