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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 시중금리 내리려면 어떤 처방을…”

입력 : 2008-12-05 22:09:04 수정 : 2008-12-05 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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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통위 앞두고 고민깊은 한국은행
꽁꽁 얼어붙은 금융시장, 도대체 어떤 처방이 먹힐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고금리 현상이 계속되고, 돈을 풀어도 실물시장으로 흘러들지 않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개최를 앞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관심은 얼마나 내리느냐다. 대체로 현재 4.00%인 기준금리를 3.50%로 0.50%포인트 인하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와 시장의 금리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데다 최근 해외 주요 은행들이 0.75∼1.75%나 끌어내린 만큼 0.75% 이상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약발 안 서는 한은 처방=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부도 발표가 있은 뒤 한은이 세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내렸지만 회사채 금리와 가계대출 금리 등 시중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요즘엔 한은이 돈을 풀어도 그 중 상당액이 한은으로 되돌아온다.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못한 채 한은과 은행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형국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들이 한은에 맡긴 여유자금은 자그마치 13조원을 웃돈다.

이들 은행은 국고채 RP(환매조건부) 매각 입찰에 참여해 연 4%의 금리를 받고 7일간 한은에 돈을 맡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결산을 앞두고 제 코가 석자인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리스크 관리부터 챙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돈을 풀면 필요한 곳까지 돈이 흘러야 하는데, 신용경색으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이런 메커니즘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약도 쓰고 수술도 해야”=한은 관계자는 “모두들 약(유동성)을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아무도 수술대(구조조정) 위에 올라가려 하지 않는 게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은행업도 사업이므로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한은이 돈만 풀어서 끝날 일이 아닌 만큼 관련기관 간 협력체제를 제대로 가동해 돈이 풀리지 않는 이유와 돈줄이 막힌 곳을 찾아내 과감히 도려낸 뒤 유동성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지금은 무조건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시중의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살릴 기업과 퇴출할 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이 병행돼야 시장의 신뢰가 되살아나 자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준율 인하 여부 주목=이번 금통위에서 지급준비율 인하가 단행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그간 은행들은 줄기차게 지준율 인하를 요구해왔다.

지준율을 요구불예금 기준으로 현행 7%에서 5%로 내릴 경우 은행의 지급준비금 부담액이 6조원가량 줄어든다. 그만큼 대출여력이 커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지준율 수준은 2006년 경기 확장기 때 유동성 과잉을 겨냥해 정해졌다”며 “요즘 같은 침체기엔 탄력적·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은 지준율 인하가 통화량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임시 금통위에서 22년 만에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을 결정, 은행의 대출 여력이 커진 만큼 이번엔 안건으로 채택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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