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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에 처한 콩고공화국 국립공원에 있는 고릴라 |
유엔 환경계획(UNEP)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야생동물 총회를 갖고 2009년을 ‘고릴라의 해’로 지정해 고릴라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은 총회에서 “인류의 사촌인 고릴라를 지키는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유엔의 고릴라 보존 사업은 고릴라의 서식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총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향후 수 십 년 안에 고릴라가 멸종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에 서식하던 고릴라 수는 1만7000여 마리에서 5000여 마리로 급감했으며 마운틴 고릴라는 70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고 UNEP는 밝혔다.
무엇보다 전세계 야생 고릴라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고릴라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 콩고 동부의 비룽가 국립공원은 내전 와중에 폐쇄되기도 했으며 반군들이 고릴라를 잡아먹는 일도 있었다. 새끼 고릴라들은 애완용으로 포획되기 일쑤다. 이 뿐 아니라 화전 농법과 내전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고릴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유엔은 고릴라 서식지를 보유한 국가의 정부측에 경제적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유엔 관계자는 “야생 동물 보호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주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케냐의 경우 매년 15만여명의 관광객이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찾아 2003년에만해도 550만 달러의 관광 소득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는 100여개국의 대표들이 참석해 일주일 동안 고릴라 뿐 아니라 매와 고래, 돌고래 등 멸종 위기에 처한 30여 종의 생물 보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남규 기자 coolman@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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