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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문화속의 백제를 찾아서

입력 : 2008-11-14 17:29:32 수정 : 2008-11-14 17: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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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기 지음/한누리미디어/2만원
일본 속의 백제 구다라/홍윤기 지음/한누리미디어/2만원

일본에서 백제 물건은 ‘명품’이었다. 일본어 ‘구다라’(백제)는 일본이 백제를 ‘큰 나라’로 부른 데서 비롯됐다. ‘구다라’는 찬사의 다른 표현이었다. 일본 고대의 왕궁은 땅 이름 자체가 ‘구다라’였다. 백제궁은 물론 백제강, ‘백제의 큰 절’도 존재했으니 백제가 주는 말의 무게와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백제 출신들이 일본 왕실과 주류 사회의 뿌리가 됐으며, 일본에서 수많은 백제 관련 문화가 발견됐다는 말들은 이제 고문(古文)이다. ‘백제가 일본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피상적인 기대치와 인식은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백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샅샅이 살피고 알린 사학자들이 없었다면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계일보에 2년 가까이 ‘홍윤기의 역사기행’을 연재하고 있는 홍윤기 박사는 일본 전문가이다. 일본에 끼친 백제문화 연구에 반평생을 오롯이 보낸 70대의 노학자이다. 그동안 그가 내놓은 책의 제목만 보더라도 전문성이 드러난다. ‘한국인이 만든 일본 국보’, ‘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다’, ‘일본 속의 한국 문화유적을 찾아서’, ‘일본 문화사’ 등.

이번에 내놓은 ‘일본 속의 백제 구다라’는 일본 오사카와 아스카 지역의 백제문화를 살폈다. 일본 고대 서책을 섭렵하고, 현지를 직접 찾아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 과거를 펼쳐보이며 자신의 ‘내공’을 여실히 드러냈다. 빈틈없는 자료 취합과 현장성, 전문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한 차원 높은 일본학 경지를 이뤄냈다고도 할 수 있다. 일본어 ‘구다라나이’는 “백제 것이 아니다”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물건이 아니라면 가치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돼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드러낸 말이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는 20세기를 전후로 해서 ‘구다라나이’를 “쓸모없는 것”으로 본뜻과는 전혀 다르게 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제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우수함을 잇지 못한 이 땅의 후손 잘못이기도 하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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