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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무비컬' 흥행신화 이을까

입력 : 2008-11-05 10:33:48 수정 : 2008-11-05 10: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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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무비컬'이 실질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1990년대 중반 디즈니 영화들이 뮤지컬로 만들어져 성공하면서부터다. 이미 성공한 영화의 인지도를 거의 그대로 옮겨와 초기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무비컬'은 2000년 이후 브로드웨이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더니, 국내에도 2005년경 그 용어가 들어오기 시작해 국내에서 성공한 영화를 기반으로 한 '무비컬'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3일 서울 이태원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현재 국내 '무비컬'의 막내격이자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한다. 앞서 2007년 6월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성공적인 초연 이후 평균 객석점유율 91%를 기록하고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싱글즈'나 올 초 개봉해 호평을 받고 오는 11월 18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라디오스타'에 비해서는 늦은 편이지만, 기획 자체는 이미 2007년부터 들어가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주목받는 이유는 '싱글즈'나 '라디오스타'처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평범하게 옮겨 성공한 영화와 같은 사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못 본 이들조차 머리 속에서는 당연하게 '125kg'의 거대한 여성이 '46kg'의 미녀로 거듭난다는 점과 타이틀곡이나 다름없는 노래 '마리아'를 기억할 정도로 극의 포인트는 분명하다. 우선 후자의 경우에는 바다 (본명 최성희)와 윤공주의 목소리로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을 제작발표회에서 증명했다. '한번쯤인 인생'과 '너무 환한 빛 속의 그대'를 부른 윤공주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역시'라는 반응을 이끌어냈고, '별'과 '마리아'를 부른 바다도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쇼노트 임양혁 제작이사는 "'미녀는 괴로워' OST'가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기존의 골격을 가지고 갈 것"이라며 "그러나 새로운 뮤지컬 형식에 맞게 '별'이나 '마리아'를 변형하게 된다. 특히 영화에서는 방송할 때 '마리아'를 부르지만, 뮤지컬에서는 오디션을 볼 때 이 노래를 부르게 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뚱보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영화는 편집과 CG처리를 통해 '강한별이 완벽하게 달라졌다'는 느낌을 제대로 전달했다. 성형수술 장면과 러닝머신에 뛰는 모습,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을 강조하면서 '변신'의 과정이 오랜시간 이뤄졌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무대는 다르다. 불과 5m 앞에서부터 앉아있는 관객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게다가 뮤지컬 제작진들은 이를 배우가 스테이지 뒤로 사라져서 변화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4분여의 노래를 부를 동안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변신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칫하면 영화의 포인트를 반감시킬수도 있는 모험이다.

이에 김동혁 연출은 "이 뮤지컬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이 뚱녀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냐는 것이고 이를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노래 한 곡에 체인지 되어야 하는 것때문에 지금도 계속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다중구조의 시각화를 통해서 매직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할 것이다. 극장에 오셔서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제작진 역시 앞서 나눠준 자료를 통해 "무대에서 순간적으로 뚱녀가 미녀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무대, 조명, 의상팀 뿐만 아니라 특수 분장팀과 마술팀까지 합세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마술과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최대한 여러 기법들을 사용해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수분장은 '헤드윅'과 '이블데드''캣츠'의 분장을 진두지휘했던 채송화 디자이너가 맡았다.

변신을 해야 하는 당사자들 역시 연습이 만만치 않음을 전했다. 바다는 "살색으로 된 솜옷을 입고 연습을 하는데, 연습을 하면서 뚱뚱하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연습하면서 땀도 많이 나고 힘들지만 무대에 올라갈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윤공주 역시 "사실 저희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요즘은 뚱뚱하다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려 한다"며 "남들이 봤을 때는 뚱뚱하고 왜 저럴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자신은 가슴 아프고 소외감 느낀다는 심정을 많이 느끼려 한다. 제가 느껴야 관객들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뚱뚱해진 모습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결국 연출이나 배우들이 말했듯이 이 장면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어필하냐가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승패 여부를 가를 수도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이같은 무대로 옮기기 부담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을까

임양혁 이사는 이에 대해 "영화때문에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선택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콘텐츠가 좋았기 때문"이라며 "영화와 같냐 안같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뮤지컬화시켰냐다. 처음에는 영화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생각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뮤지컬로 바뀌어져 있었다. 대중들이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보는 이유는 자체로서 완성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영화는 또다른 뮤지컬로서의 흥행을 자신했다.

블록버스터급 로맨틱코미디 뮤지컬을 표방한 '미녀는 괴로워'가 앞서 영화 '미녀를 괴로워'의 인지도를 어느 정도 활용할지, 또 그 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 할 듯 싶다.  송창의, 바다, 윤공주, 김성기, 한성식, 유정민, 김비비, 한선화, 최소영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오는 11월 27일부터 2009년 2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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