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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랑에 우는 '인간' 본드… '007 퀀텀 오브 솔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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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0-30 19:07:28 수정 : 2008-10-30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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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007' 대니얼 크레이그 치열한 맨몸 액션 보여 대니얼 크레이그의 두 번째 007 출연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11월 5일 개봉한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역대 6번째 제임스 본드로 재탄생한 007 시리즈는 지난 ‘카지노 로얄’부터 이전 시리즈와 차이를 보였다. 제임스 본드의 기원으로 올라간 새 시리즈에서 본드는 무적의 슈퍼히어로나 플레이보이가 아닌 비극적인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카지노 로얄’에서 첫사랑의 배신과 비극적인 죽음을 겪은 본드는 새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임무 수행과 사적인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에 휩싸인다.

#‘카지노 로얄’을 잇다

46년 전통의 007 시리즈는 1962년 1편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냉전시대 전성기를 이어갔다. 첨단 무기와 남성적 매력을 갖춘 제임스 본드는 세련된 스파이의 모델이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면서 뚜렷한 선악 대결을 펼치는 007 시리즈는 1990년대 들어 진부한 액션 장르가 되었다. 마침내 시대변화를 인식한 007 시리즈는 기존의 특성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옷으로 바꿔 입었다. 대니얼 크레이그로 주인공을 바꾼 007 시리즈는 첨단장비 대신 맨몸으로 부딪힌다.

21번째 007 영화인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는 인간적이고 서민적이며, 바람둥이가 아니라 사랑의 아픔을 겪는다. 이 같은 007 시리즈의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22번째 007 영화인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전편인 ‘카지노 로얄’의 특성을 이어간다. ‘카지노 로얄’의 마지막 장면에서 1시간 후라는 설정으로,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는 연인 베스퍼(에바 그린)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고자 복수심을 불태운다. 베스퍼를 죽게 한 배후에 거대한 조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본드는 단서를 찾아 아이티로 떠난다. 그는 그곳에서 독재자 메드라노 장군에게 원한이 있는 여자 카밀(올가 쿠릴렌코)을 만나고, 비밀 조직의 수뇌부인 도미닉 그린(마티유 아말릭)의 음모를 알아내기 위해 그를 쫓는다. 하지만 본부의 엠(주디 덴치)은 본드가 점점 막무가내로 행동한다고 판단해 그를 소환한다. 본드는 명령을 거부하고 단독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시리즈 사상 최고액인 2억2000만달러를 들인 만큼 액션 영화로서의 볼거리는 화려하다. 남미와 유럽을 오가며 카 체이싱, 보트 추격전, 비행기 추격 신 등 육해공을 넘나들며 거친 액션신을 선보인다. 또 온몸을 내던지는 맨몸의 액션도 치열하다. 그래서인지 본드가 적을 제압하고 능수능란하게 도망 다니는 장면은 간간이 맷 데이먼의‘본’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한다. 스타일 면에서 ‘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듯한 새로운 007 시리즈는 이야기의 긴장감은 그보다 다소 떨어진다.

‘크래시’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폴 해기스가 전편에 이어 각본을 썼으며, ‘몬스터 볼’ ‘네버랜드를 찾아서’ 등의 마크 포스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퀀텀 오브 솔러스’란?

이번 시리즈의 제목인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는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의 소설 ‘포 유어 아이즈 온리’에 수록된 단편의 제목에서 따왔다. 그대로 해석하면 ‘마음의 위로 한 조각’이라는 뜻이다. 소설은 제임스 본드가 파티에서 한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전해듣는다는 내용으로 영화 내용과는 연관이 없지만, 제목만큼은 영화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전편에서 사랑하는 연인 베스퍼의 배신과 죽음으로 상처를 입은 제임스 본드에게는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상태로, 이 제목은 전편에 이어 제임스 본드의 감정 상태와 내적 상태를 잘 담아내고 있다. 또 베스퍼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를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거대 비밀 조직의 이름 또한 ‘퀀텀’이다.

#본드걸은 두 명?

전편의 본드걸인 에바 그린에 이어 새 시리즈의 본드걸이 누가 될지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결국 새 영화에 캐스팅된 여배우는 두 명이었고, 본드걸이 두 명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번 영화에서 본드와 관계를 맺는 여성 캐릭터는 개인적 복수를 해결하기 위해 본드와 얽히는 카밀과 제임스 본드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필즈 요원이다. 이 가운데 좀더 비중 있는 캐릭터인 카밀 역에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모델 출신 올가 쿠릴렌코가 맡았다. 본드와 애틋한 감정을 나누지는 않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친다.

영국 신인 여배우 젬마 아터튼이 맡은 MI6의 요원인 필즈는 본드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날 침대 위에서 온몸에 기름을 칠한 채 끔찍한 죽음을 맞는다. 필즈 요원의 최후 장면은 1964년 ‘007 골드 핑거’에 대한 마크 포스터 감독의 오마주 장면이다. 제임스 본드(숀 코너리)와 관계를 맺은 일로 악당 골드핑거의 분노를 산 질 매스터슨(셜리 이튼)이 온몸에 금을 칠한 채 죽은 유명한 장면과 똑 닮아 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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