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고시하는 아파트 공시가격은 통상 시세의 70∼80% 선에서 책정한 것인데 최근 집값 하락으로 매물 가격이 공시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낮아진 것이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인지역에는 공시가격보다 싼 아파트 급매물이 적지 않다. 죽전택지지구 현대홈타운 3차 1단지 111㎡(공급면적) 로열층에서 최근 3억6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는 공시가격 3억8400만원보다 2000여만원 싼 금액으로 지난해 4억5000만∼4억6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죽전 꽃메마을 현대홈타운 4차 2단지 112㎡도 공시가격(3억5200만원)보다 200만원 싼 3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강남권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109㎡는 최근 6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공시가격 6억6200만원에 비해 1200만원 싼 것이며, 한때 10억원을 호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4억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송파구 재건축 시세를 주도하던 잠실 주공5단지 112㎡는 최근 공시가격 8억5600만원보다 600만원 싼 8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아파트(한신5차) 115㎡는 공시가격이 7억1000만원인데 급매물은 이보다 1000만원 낮은 7억원이다.
올 들어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한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는 공시가격이 시세의 95∼98% 수준에 이른다. 이 아파트 105B㎡ 급매물은 6억3000만원, 117㎡는 8억6000만원 선으로 공시가격 6억300만원, 8억48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분당의 아파트도 급매물 시세가 공시가격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기 성남 분당 수내동 양지금호 165㎡는 공시가격(8억4800만원)보다 4800만원이 싼 8억원짜리 급매물이 등장했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비록 급매물이지만 시세가 공시가격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은 집값의 지지선이 무너졌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요즘과 같은 시세 하락기에는 공시가격 수시 조사 등의 방법으로 과세 대상을 합리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k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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