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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들이 '도쿄'로 모인 까닭은?

입력 : 2008-10-16 14:54:23 수정 : 2008-10-16 14: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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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상상력의 세계…영화 '도쿄!'

 

[세계닷컴] 제목만 보면 '도쿄!'가 일본에서 만든 영화라고 오해하기 쉽다. 프랑스의 영화제작사 꼼데시네마는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로 많은 영화 감독들이 '도쿄'를 꼽는다는 것을 두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도쿄로 가자."

약 9년간 작품을 내놓지 않았던 레오 까렉스 감독은 이러한 프로젝트에 흔쾌히 '오케이'했고, 봉준호 감독 또한 대학 동아리 시절부터 우상처럼 여겼던 레오 까렉스와의 작업을 반겼다. 거기에 미셸 공드리의 미국적인 시선이 가미돼 '도쿄!'는 완성됐다. 

영화 '도쿄!'는 외로운 도시('아키라와 히로코' 미셸 공드리), 미쳐가는 도시('광인' 레오 까락스), 흔들리는 도시('흔들리는 도쿄' 봉준호)로 도쿄를 바라본 세명의 감독들의 작품 3편이 차례대로 소개되는 옴니버스 영화다.

매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화제와 관심을 받는 세계적인 감독들을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것은 매우 특별하며 의미 있는 일이다. 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아 명실공히 세계적인 입지를 다진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로부터의 수많은 제안을 거절하고 이번 작품을 택했고, 22살 나이에 '소년, 소녀를 만나다'로 천재적인 재능을 선보이며 '퐁네프의 연인들'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레오 까락스 감독은 9년 만의 신작으로 '도쿄!'를 택했으며 '수면의 과학', '이터널 선샤인'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공드리 월드'라는 장르적 별칭까지 얻고 있는 미셸 공드리는 이번 작업이 '최고'였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런데 왜 감독들은 세계의 많고 많은 도시 중 '도쿄'를 선택했을까.

봉준호 감독은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다.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익숙하지 않은 이상한 느낌은 무엇일까 계속 생각했다"며 "도쿄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과 충동에 살잡혀 고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에서 촬영함으로써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까 아주 기대가 컸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는 11년째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피자배달원 소녀를 사랑하게 된 후 그녀를 찾기 위해 용기 내어 외출을 감행하는 내용이다.

도시 속의 외로움을 그려낸 미셸 공드리 감독은 "도쿄는 여행하러 올 때마다 좋아지는 도시다. 이번 영화는 도쿄에도 어울린다고 확신했다"며 "도시를 다룬다고 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도쿄를 이국적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에서 사라지고 싶어 하는 느낌은 뉴욕이나 도쿄도 비슷할 것 같았다"면서 "도쿄에는 독특한 에너지, 뉴욕보다도 더 개성적이고 겸허함을 가진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영화에 조예가 깊은 레오 까락스는 이번 작품에서 일본 영화에 대한 애정을 도처에 나타냈다. 주인공 '메르드'라는 존재는 고질라의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에서 출발해 탄생된 것이다. 또한 극중 뉴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의 이름 '다카미네 히데코'는 그가 경애하는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대표작 '부운'의 주인공인 여배우의 이름이다.

대부분 일본 스테프와 일본 배우들이 참여한 영화 '도쿄!'는 아오이 유, 다케나카 나오토, 카세 료, 쓰마부키 사토시 등 일본 스타 총출동 했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감독들이 도쿄로 모이면서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도쿄!'는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돼 전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도쿄!'의 후속으로 '서울, '런던', '파리'도 나오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개봉은 10월 23일.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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