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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감동… '인문학의 향연' 속으로

입력 : 2008-10-06 17:43:36 수정 : 2008-10-06 17: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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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서의 인문학' 2008 인문주간 개막
◇지난해 10월 ‘2007 인문주간’ 행사의 하나로 서울에서 열린 선사문화 체험 행사.
‘일상으로서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인문주간이 6일 개막됐다. 올해 인문주간은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아시아 인문학자 대회’를 통해 시작을 알렸으며,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열린다. 인문주간은 2006년 인문학에 대한 위기감을 바탕으로 시작된 이래, 지난해에는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주제로 삼았다. ‘일상으로서의 인문학’을 말하는 올해는 보다 다양한 인문학 관련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해에 열리지 않았던 강원과 제주 등지에서도 올해는 행사가 열린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22개 기관이 109개의 행사를 마련했다. 2006년 수도권 지역에서 7개 기관이 33개 행사를 펼치고, 지난해 8개 도시에서 14개 기관이 74개의 행사를 펼친 것보다 늘어났다. 구체적으로는 학술제와 대중 강연, 답사, 문화 체험, 공연·전시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올해는 6일 중앙대에서 개막된 ‘아시아 인문학자 대회’가 눈에 띈다. 아시아 석학들이 모여 ‘아시아에서의 인문가치와 인문학’을 주제로 삼아 나흘 동안 인문학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대회다.

이 대회에는 미국과 노르웨이, 일본 등 9개국의 인문학자 50여명이 4개 세션에서 모두 10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4개의 세션은 ‘아시아에서 보편가치와 인문가치가 존재하는가’, ‘아시아에서 인문학 하기’, ‘아시아에서 인문전통의 재인식’, ‘아시아에서 새로운 인문가치의 생산과 사회화는 가능한가’다.

기조 발표자로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천광싱 타이완 교통대 문화학 교수가 나섰다. 김 교수는 “인문학의 현재 모습을 정확하게 살펴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아시아의 미래를 새롭게 모색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인문학의 가치와 아시아 연대의 기초’를 주제어로 담아 이튿날 기조강연을 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9일엔 사카이 나오키 코넬대 교수가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의 문화적 애국주의와 아시아적 관계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친다.

깊이있는 학술 행사와 함께 인문학과 현장 답사, 문화체험 등을 결합한 행사도 일반인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현장 체험을 통해 인문학적인 지식을 접할 기회도 폭넓게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런 행사로는 ‘옛길을 걸으며 조상의 숨결을 느낀다’, ‘남산건축 기행’, ‘명동 문학기행’, ‘신화의 세상, 설화의 세상으로’, ‘영화를 통해 나타난 감옥과 인간의 의미’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 전공 교수들의 모임인 ‘셰익스피어의 아해들’과 아시아교정포럼이 경기 여주교도소에서 수감자를 대상으로 연극 ‘햄릿’을 공연하는 등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사도 다양하다. 이러한 내용은 ‘2008 인문주간’(http://hweek.krf.or.kr)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올해 대회가 마무리돼야 다방면의 평가가 나오겠지만 일단 계획만으로는 인문학은 ‘후마니타스(Humanitas·인간다움을 뜻하는 라틴어)’라고 인정받을 계기는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와 산하기관인 학술진흥재단이 개최해 공적 영역인 ‘관’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아쉬움은 있다. 인문학을 일상에서 경험하기 위해서는 대학사회를 포함한 ‘관’은 든든한 배경과 힘이 돼 주고,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인문학과 일상의 내밀한 조화가 가능하고, ‘인문학의 위기’나 ‘인문학자의 위기감’은 사라진다는 기대에서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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