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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행Ⅲ】입이 즐거운 향토음식 ‘놓치면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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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후 즐길만한 강원 지역 별미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산행 뒤 향토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울긋불긋 물든 가을산을 둘러보느라 눈이 즐거웠다면 이번엔 입이 호사를 누릴 차례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강원도 지역인 만큼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맛보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인삼, 산삼 안부럽다…가을철 ‘더덕구이’

△더덕구이
 강원도 지역으로 단풍 여행길에 오른 사람들이 놓쳐서는 안 될 가을철 별미 중 하나는 바로 더덕이다. 더덕은 쌉싸름한 향과 씹히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예로부터 산삼 못지 않은 약효가 있다고 해서 ‘제2의 산삼’, ‘사삼(沙蔘)’이라 불릴 정도로 보양식으로도 으뜸이다. 더덕의 향은 간 기운을 좋게 하고 호흡기 계통의 질환에도 도움이 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압을 낮추는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특히 ‘가을 더덕은 인삼하고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덕은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지만 이 중에서도 국내 최대 더덕 집산지인 강원도 횡성 지역에서 나는 더덕이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전국 더덕 수요의 20%를 생산하는 횡성 지역은 물이 맑고 토심이 깊어 이 곳에서 자란 더덕은 육질이 연하고 아삭아삭하며 향이 강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9∼10월에 난 더덕이 1년 중 가장 맛이 좋아 매년 9월이면 더덕 축제와 더덕 아가씨 선발대회도 열린다.

 더덕으로 만든 요리 중 가을철 입맛을 돋우는 요리는 뭐니뭐니 해도 더덕구이다. 더덕구이는 햇더덕을 얇게 저며 두들긴 뒤 찬물에 우려내 양념장을 발라 석쇠에 구워먹는 요리다. 이때 더덕을 물에 담그면 사포닌 성분을 우려내 쓴맛을 제거해주고 두드리면 섬유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가을 산행길의 별미 ‘도토리묵’

△도토리묵
 가을산을 찾는 묘미는 울긋불긋 온산을 수놓은 단풍에도 있겠지만 산 중턱에서 맛보는 ‘막걸리’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막걸리와 함께 곁들이는 ‘도토리묵’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자연림이 많아 도토리가 많이 나는 강원도 지역에서 도토리 묵은 흉년이 든 해에 허기를 달래는 구황식품으로, 매년 이맘 때쯤 산지에서 자생하는 도토리 열매를 주워 열매의 앙금을 풀처럼 쑤어 차게 식혀 묵을 만들어 겨울을 났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도토리묵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중금속 성분을 제거하며 피로회복과 숙취에도 효과가 좋아 웰빙음식으로 인기가 높으며, 특히 등산객들 사이에서 도토리묵은 막걸리와 함께 곁들이는 안주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이 가을, 가을산의 정취를 느끼며 통통하고 부드러운 묵에 상추, 쑥갓, 깻잎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한 간장으로 무친 묵 한 접시와 막걸리 한 잔으로 입맛까지 돋우면 어떨까.

#제철 물오른 오징어와 야채의 만남…‘오징어순대’

△오징어순대
 가을산을 찾아 강원도로 떠났다고 산만 보고 돌아올 것인가. 산에선 더덕과 도토리가 한창이라면 바다에선 지금 오징어가 제철이다. 물오른 신선한 오징어의 맛을 보지 않고 ‘강원도의 맛’을 봤다고 감히 단언해서는 안 된다.

 특히 신선한 제철 오징어와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진 ‘오징어 순대’는 이 가을 최고의 별미다. 오징어 순대는 강원도 속초의 청호동 ‘아바이마을’을 찾으면 제대로 맛 볼 수 있다.

 아바이 마을은 한국 전쟁 당시 함경도 일대 피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모여 살기 시작한 집단촌으로, 지금도 주민의 절반 가량이 실향민이다. 오징어 순대는 이곳 주민들이 명태로 순대를 만들어 ‘통심이’란 이름을 붙여 명절음식으로 먹던 데서 유래됐다. 명태가 귀해지면서 명태 대신 오징어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이 이 지역 최고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오징어의 배를 가르지 않고 내장을 꺼낸 뒤 찹쌀, 고기, 야채 등으로 소를 넣어 찐 오징어 순대는 짭짤하고 담백한 맛으로 가을철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뼛 속까지 따뜻해지는 강원도 가을 별미 ‘꾹저구탕’

△꾹저구탕
 기온이 낮아지는 요즘 같은 계절에 어울리는 음식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꾹저구탕’이다. 꾹저구탕은 강원도 지방 사람들에겐 최고의 해장국으로 통하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겐 이름조차 다소 생소하다.

 꾹저구는 강에 사는 담수어로, 강릉에서는 ‘꾹저구’로 불리지만 양양에서는 ‘뚜거리’, 고성에는 ‘뚝저구’, 삼척에서 ‘뿌구리’ 등으로 불릴 정도로 이름도 다양하다. 꾹저구라는 이름은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강릉 지역을 순방할 때 이 지역 현감이 이름 모를 물고기로 탕을 끓여 올리자 송강이 좋아하며 이름을 물으니 ‘저구새가 꾹 집어 먹은 고기’라고 답한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꾹저구는 단백질,칼슘 등 우리 몸에 좋은 영양소들이 들어있고 소화도 잘되는 건강식품으로 꾹저구탕은 추어탕과 비슷하지만 비린내가 적고 담백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가 많다. 

 소금을 뿌린 뒤 주물러서 진을 뺀 꾹저구에 풋고추와 파, 마늘, 생강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끓인 얼큰한 꾹저구탕 한 그릇이면 제법 쌀쌀한 요즘 뼛 속까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사진:사이버 강원관광 제공>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ne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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