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유통되는 분유 중 유아용 뿐만 아니라 성인용, 청소년용 가공 분유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동물용 사료에서 무더기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및 제한 조치를 내린 나라도 50여개국으로 늘어나고 뉴질랜드산 우유 단백질에서도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면서 충격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 멜라민 첨가는 보편적 현상 = 중국의 농업전문 사이트인 농보왕(農博網)은 "사료업계에서 멜라민과 같은 비단백질 첨가물을 넣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1일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멜라민은 질소 함유량이 67%에 달하기 때문에 금지 첨가물로 지정됐지만 소량의 비단백 질소가 소 등 반추동물의 영양공급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사료에 멜라민을 섞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시행 중인 사료에 대한 전면조사에서 멜라민 사료가 무더기로 검출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달 22일 각종 사료에 공업용 화학원료 멜라민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전국의 사료업체를 대상으로 멜라민 함유 여부 조사에 들어갔으나 조사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앞서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도 소·돼지·닭은 물론 물고기 사료에도 멜라민이 들어간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 성인용 분유도 안전지대 아니다 = 중국 정부가 전국의 분유 제조사와 분유 가공회사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인 결과 총 20개사 31개 제품에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기존에 알려졌던 영유아뿐 아니라 철분이나 아연 칼슘 등이 추가로 들어간 청장년, 학생, 임신부용 분유에서도 각각 최고 3천700mg/kg의 멜라민이 검출돼 성인용 분유 역시 안전지대가 아님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달 16일 발표에서도 2천563mg/kg로 가장 많은 멜라민이 검출됐던 싼루(三鹿) 분유의 경우 이번에는 기존의 세배에 가까운 6천196.61mg/kg)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또 멜라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던 대형업체 싼위안(三元)사를 비롯해 광밍(光明), 이리(伊利), 멍뉴(蒙牛) 등 대형업체의 제품에서도 멜라민 성분이 확인됐다.
상하이(上海)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광둥(廣東), 후난(湖南), 헤이룽장(黑龍江), 푸젠(福建), 네이멍구(內夢古) 등 중국 곳곳에서 문제의 분유가 확인되면서 멜라민 첨가가 보편적 현상임을 입증했다.
◇ 뉴질랜드산 원료서도 검출 = 낙농선진국인 뉴질랜드산 유아식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한국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뉴질랜드 낙농업체에서 생산한 우유 단백질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따라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원료) 9건과 이를 원료로 사용한 분유, 이유식 등 19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남양유업과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락토페린 2건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수입된 유가공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처음인데다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낙농 선진국의 제품 분유원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멜라민 공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 전 세계 50여개국 수입금지, = 현재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및 제한조치가 내려진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50개국을 넘어섰다.
한국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연합(EU) 27개국에 이어 최근 러시아까지 중국산 유제품 등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50여개국으로 늘어난 것.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유가 함유된 1천여개 중국산 식품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네덜란드도 중국산 과자에서 다소 높은 멜라민이 검출됐다며 회수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수입 금지조치가 이미 내려진 국가에서도 잇따라 멜라민 성분이 함유된 식품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서 지난달 중국산 '화이트래빗' 사탕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네티컷 주에서 판매된 사탕에서도 멜라민이 나왔다.
일본에서도 중국산 냉동 과자 일부에서 멜라민이 또 검출됐다.
일본 종합상사인 가네마쓰(兼松)는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의 식품회사로부터 수입해 통신판매를 하는 '에그타르트'에 대해 자체 검사를 한 결과 농도 1.4ppm의 멜라닌이 검출됐다"고 밝혔고 후생노동성은 관할 보건소에 식품위생법에 의한 회수 명령을 지시했다.
◇ 중국은 진화에 부심 = 전세계적인 파문과 달리 중국에서는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현재 중국산 분유의 소비 규모가 파문 이전의 80%를 회복하고 있다"며 "문제의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 등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잇다.
또 신화통신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성인용 분유에서 함유된 멜라민은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체내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적으로 배출되므로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과기부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자 멜라민 성분을 신속히 측정하고 검출하는 기술 공모에 나섰다.
과기부는 최근 통지를 통해 새로운 테스트 기법과 기구 공모에 나선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함께 공모의 기준과 방법을 제시하면서 더욱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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