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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달력과 한국의 달력/설날의 빨간 숫자가...... |
달력에 표시된 공휴일의 배열이 우리와는 다르다. 우리는 휴일인 일요일이 먼저 시작해서 일, 월, 화, 수로 배열되어 있다면 이들은 일하는 월요일이 시작이고 마지막에 일요일이 있다. 주어진 일에 대해 스스로가 느끼는 책임과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누가 보든 안보든,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에 휴일을 당당하게 즐기자는 사고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은 많이 달라졌다고 할지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사람들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달력의 빨간 숫자의 위치를 얘기하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 우리도 한 때는 일요일도 반납하고 밤과 낮도 없이 자신도 돌아보지 않고 일만 했던 어르신들이 있었다. 그 결과 세계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가 유일하게 원조를 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살고 있든 그만큼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국민이기도 하다.
독일‘Schroedel’라는 출판사에서 펴낸 헤센주의 중등학교 지리교과서(Seydlitz Geographie 2)에는 급성장한 두 나라 명시되어있다. 그 중에 “SÜD KOREA”(한국)도 당당히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우리 달력에는 휴일인 일요일이 먼저이고 마지막이 토요일이다. 예전엔 일요일도 없이 일해야 했으니 어차피 일하는 날이기에 순서에 큰 의미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연세가 있으신 분이면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란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놀지 않고 아니, 놀지 못하고 일만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일만하다가 훌쩍 지나간 젊음을 원망하며 불러야 했는지 모를 노래다. ‘젊어서 일안하고 논다’ 언젠가 건전하지 못한 노래라고해서 방송이 금지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놀고 일하는 것보다 일하고 논다면, 일을 하면서도 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일하는 것조차 즐거울 것이다. 돈이 들어 올 것을 생각해서 미리 지출하는 것보다, 먼저 일하고 일한만큼 즐기는 것이 더 당당하고 편하지 않을까?
카드 빚 때문에 젊은 직장인들이 신용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는 한국뉴스를 접하며 지나칠 정도로 검소한 이 사람들을 보며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독일인들이 근면하고 자기의 직업을 하늘이 준 천직으로 생각하며 먹을 것이 없어도 이웃에게 구하는 것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어쩜 내가 보고 느끼고 있는 이들의 몸에 베여있는 이들만의 삶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이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쓴 내용 중에 “게으른 사람은 밥숟가락을 입 안에 넣어 주어도 그 한술 씹어 넘기기를 귀찮아한다”라고 했다. 바울이 고린도에서 데살로니가 동료들에게 쓴 편지 내용 중에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고, 규모 없이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만 만드는 자들에게 권하기를 "종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게 하라"고 썼다.
고로 하루 최선을 다한 자는 먹을 수 있고 일주일을 부지런히 살아 주어진 의무를 다한 자만이 휴일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을까?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지금부터라도 뛰자! 그리고 또 뛰자! 뛰고 난 뒤에 오는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삶을 즐기자!
‘권리와 의무’ ‘책임과 요구‘ ’노동과 휴식‘의 균형 있는 삶을 통한 과거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더 힘을 발하여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는 날을 기대 해 본다.
늦어도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에......
/민형석 독일통신원 sky829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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