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얼어붙은 소비자 심리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과 맞물리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전국 212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6을 기록했다. 8월과 같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유가 하락과 정부의 경기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9월 현재 생활형편지수는 75로, 8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66에서 57로, 100만원대는 76에서 73으로 떨어졌다. 저소득층의 생활형편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89로 변동이 없었다.
가계수입전망 지수는 97로, 8월의 98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다. 소득 100만원 미만의 가구는 97에서 89로 떨어진 데 비해 500만원 이상 가구는 100에서 105로 올라갔다. 저소득층일수록 가계의 형편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향후 소비지출전망지수는 106으로 전월과 같았다. 이 중 교육비는 108에서 111로, 여행비는 79에서 80으로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내구재, 의류비, 의료·보건비, 교양·오락·문화비는 각각 1포인트 떨어진 90 안팎에 머물렀다.
현재 경기판단지수는 45로, 전월의 43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향후 경기전망지수는 77에서 82로 상승했으나 여전히 100선에 크게 못 미쳤다.
소비자들은 주식보다는 부동산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상가 가치와 토지·임야 가치 전망지수는 각각 101이었으나 금융저축 가치 전망지수와 주식 가치 전망 지수는 각각 97, 90에 머물렀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4%로 전월의 4.0%에 비해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월 3.2%에서 3월 3.5%, 5월 3.8%, 7월 4.5% 등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이규인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졌다”며 “추석 명절을 맞아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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