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르포> 불꺼지지 않은 광주 성매매집결지

입력 : 2008-09-22 08:25:15 수정 : 2008-09-22 08:25:1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성매매방지법 시행 4년째를 맞아 둘러본 광주의 주요 성매매집결지는 예전의 흥청대던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아직 완전히 불이 꺼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22일 새벽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속칭 `1003번지' 거리.

한때 사람들로 북적댔던 홍등가였던 이곳은 여느 주택가 골목과 마찬가지로 어둡고 조용했다.

100여m 길이의 골목 양쪽으로는 유흥업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지만 대부분 불이 꺼져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으며 몇몇 업소에서만 불을 켜고 영업 중이었다.

술집 또는 노래방 간판을 단 이들 업소는 쇼윈도를 갖추고 그 안에 도발적인 옷차림의 젊은 여성 두세 명이 앉아있는 등 전통적인 성매매업소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다.

골목을 지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인지 호객꾼인 `삐끼'도 없었으나 한 업소 앞을 지나자 여성 한 명이 따라붙어 "예쁜 아가씨가 있다"며 호객 행위를 하기도 했다.

관할 경찰지구대인 송정지구대 경찰관은 "순찰을 돌면서 호객 행위가 눈에 띄거나 이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제지하지만 특별단속이 아니고서야 업소 안에서 이뤄지는 일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동구 대인동의 한 백화점 뒷골목.

역시 광주의 대표적인 홍등가로 통했던 이 골목 앞에는 이날 마침 경찰 순찰차와 경찰관이 배치돼 있었다.

이들을 의식한 듯 유흥업소들은 모두 불을 끄고 문을 닫아 마치 버려진 골목인 양 적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 골목 근처에 있는 한 상점 주인은 "오늘처럼 경찰이 단속할 때면 업소들이 잠잠해지지만 단속만 끝나면 다시 문을 연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광주의 성매매집결지는 과거의 흥청대던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군데군데 불을 켜둬 명맥은 유지하고 있었다.

경찰의 단속 또한 눈에 띄는 호객행위나 신고가 있는 경우에만 이뤄져 보다 적극적인 단속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서울 장안동 성매매업소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 단속에서 보듯이 성매매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계당국의 강력한 단속 의지가 필요하다"며 "불법행위가 명백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법적 근거 타령만 하는 당국에 단속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