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기관 잇단 국유화… "주식회사 미국 탄생"
정·재계도 "이념보단 실용 우선" 이의제기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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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구제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진 19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 중개인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미 정부는 20일 향후 2년간 7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을 발표했다. 뉴욕=AP연합뉴스 |
미 정계와 경제계는 부시 행정부의 이 같은 노선 전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최우선 가치로 상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미국 사회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골수 보수파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큰 정부’라는 공화당 이념이 새로 탄생했다”며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개탄했다.
미 정부는 이제 경제의 감독 관청이 아니라 경제의 핵심 주체로 등장했다. 경제계에서는 ‘주식회사 미국’이라는 거대 공룡 기업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초대형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또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이 회사 지분의 80%를 인수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벌써 500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었다. 미 정부는 다시 7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을 매입키로 했다. 미 정부가 이 같은 공적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미 금융기관들의 생사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금융기관들의 생사 여탈권을 쥔 ‘주식회사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상했다. 미국은 현재의 위기가 진정될 때까지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이끌어가는 관 주도 경제 시대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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