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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패러다임이 바뀐다… '신자유주의' 막내리고 관치경제시대로

입력 : 2008-09-22 10:11:55 수정 : 2008-09-22 10: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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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금융시장 대혼란 정부개입 필수불가결"
초대형기관 잇단 국유화… "주식회사 미국 탄생"
정·재계도 "이념보단 실용 우선" 이의제기 안해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구제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진 19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 중개인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미 정부는 20일 향후 2년간 7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의 구제금융안을 발표했다.
뉴욕=AP연합뉴스
부시 행정부는 현재 미국과 세계의 금융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태의 긴급성과 파급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경제 이념이나 정치 이념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의 자유 기업주의 시스템은 연방정부가 꼭 필요할 때 이외에는 시장에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에 토대를 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오늘날 금융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위험한 사태와 미국 국민의 일상 생활에 미칠 중대한 영향을 감안할 때 정부의 개입은 보장돼야 할 뿐 아니라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 금융시장의 대혼란을 방치했을 때 초래될 통제 불능 사태를 감안하면 정부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적극 개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미 정부 측 설명이다.

미 정계와 경제계는 부시 행정부의 이 같은 노선 전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이념’이 아니라 ‘실용’을 최우선 가치로 상정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미국 사회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미국의 골수 보수파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큰 정부’라는 공화당 이념이 새로 탄생했다”며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개탄했다.

미 정부는 이제 경제의 감독 관청이 아니라 경제의 핵심 주체로 등장했다. 경제계에서는 ‘주식회사 미국’이라는 거대 공룡 기업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초대형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또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이 회사 지분의 80%를 인수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벌써 5000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을 쏟아부었다. 미 정부는 다시 700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모기지 관련 부실 자산을 매입키로 했다. 미 정부가 이 같은 공적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미 금융기관들의 생사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금융기관들의 생사 여탈권을 쥔 ‘주식회사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상했다. 미국은 현재의 위기가 진정될 때까지 민간이 아니라 정부가 이끌어가는 관 주도 경제 시대를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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