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전기가 끊긴다면 우리 생활에는 어떤 불편이 야기되고 무엇이 달라질까.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X’는 서울과 강원의 두 가족이 전기 없이 생활한 2주간의 풍경을 담은 ‘전기 없이 생활하기’(사진)를 16일과 23일 오후 7시50분 방송한다.
서울에서는 재즈가수로 활동하는 말로씨 가족이, 강원에서는 농사를 짓는 우정이네가 실험에 참여했다. 말로씨는 기계로 음악 작업을 할 때가 많고 영화촬영 감독인 남편은 바쁜 아내를 도와 식기세척기와 청소기를 사용할 때가 종종 있으며 윤재는 시원한 요구르트와 어린이 TV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를 좋아한다.
우정이네도 전기 없는 일상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아빠는 TV시청과 노래방기기로 고된 농사일의 피로를 풀며, 아빠와 함께 농사일을 하는 엄마 역시 전기밥솥과 냉장고 없는 부엌일은 상상할 수 없다. 우정과 우찬 형제와 막내딸 선우도 컴퓨터나 TV로 여가를 보낸다.
실험 시작 첫날 두 집안의 모든 콘센트가 뽑히고 전기 차단기가 내려졌다. 전기 없이 생활하면서 가장 피부에 와닿는 불편은 음식 보관. 냉장고가 없다 보니 시원한 음료수는 물론이고 식재료 역시 금방 상해 바로 버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파트에 사는 말로씨네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게 못내 불편하고 형광등 대신 사용하는 촛불이 답답하기만 하다. 우정이네도 TV시청으로 채웠던 밤이 여간 무서운 게 아니다. 아이들은 점점 무기력해졌고 일거리가 늘어난 엄마는 짜증이 치솟는다.
이창용 PD는 “일상에서 전기와 연관되지 않은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기는 현대문명의 지배자가 돼버렸다”며 “비록 2주이지만 전기 없는 일상을 체험함으로써 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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