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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창설 故 최홍희씨 아들 중화씨 망명 34년만에 귀국

입력 : 2008-09-08 21:34:03 수정 : 2008-09-08 21: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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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공작원 태권도사범으로 해외파견”
◇8일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창설한 고 최홍희의 아들 최중화 ITF총재가 34년 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고국에 입국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이제원기자
친북 망명객 고(故)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의 아들 최중화(54)씨가 34년간의 해외 망명생활을 접고 8일 귀국했다.

최씨는 이날 일본 나리타 공항을 출발해 낮 12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최씨는 1966년 서울에서 ITF를 창설한 부친이 1972년 박정희 정부와의 불화로 정치적 망명을 하자 1974년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활동해 왔다.

최홍희씨가 설립한 ITF는 그의 망명 직후 북한 주도로 발전한 기구로, 남한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계를 양분해왔다.

ITF는 2002년 최홍희씨 사망 이후 현재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총재로 있는 조직과 최씨가 따로 만든 조직, 베트남계 캐나다인인 쩐 콴이 만든 조직 등으로 분열돼 있다. 최씨는 장웅 위원이 불법적으로 총재직에 선출됐다고 주장하며 별도의 ITF 조직을 만든 뒤 2003년부터 총재를 맡아 왔다. 최씨는 이날 인천공항 2층 라운지에서 열린 입국 기자회견에서 “내가 태어난 조국,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 부친 생전에도 수차례 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부친께서 항상 갈망하시던 소원을 내가 성취해 드린 것 같다”고 입국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ITF의 주도권을 잡은 뒤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교육을 맡아 태권도 사범들을 공작원으로 키워 해외로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장웅 측 ITF의 파견 사범들이 어떤 임무를 받고 나가는지를 알아야 한다. 진정한 사범인가, 아니면 태권도복을 입은 공작원인가. 우리는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때 암살을 모의한 것과 관련해 “1981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인사에게서 전 대통령 암살 지시를 받았다”면서 “옛날 일이다. 잘못을 시인한다. 정치적 순진함, 모험심, 이런 게 합쳐져서 그런 실수도 했다”고 최씨는 지난날을 떠올렸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남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삶”이라고 고객를 떨어뜨렸다.

부친 최홍희 총재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사이가 그리 가깝지는 않았지만 태권도를 하면서 많이 존경했다. 태권도를 가족보다도, 본인보다도 더 중요시하고 몰두한 분이다. 우리 민족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하고 싶어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최근 캐나다 대사관을 통해 전향 의사와 함께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이날 입국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간첩활동 혐의 등을 받고 있어 조만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함북 명천 출생인 최씨의 큰어머니와 사촌 형제들은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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