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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제결혼 배우자는 죽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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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등록법' 허점 많아 개선 여론 멀쩡하게 살아 있는 국제결혼 배우자들이 가족관계등록부에 생년월일이 누락돼 사망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또한 가족관계등록부를 고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이 업무를 담당하는 구청 등도 통일된 지침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07년 4월 호주제 폐지에 따른 대체법으로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가족관계등록부에는 2007년 12월 말 이전에 사망한 사람은 이름만 기록하고,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 등은 기재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탓에 가족관계증명서에 이름만 올라 있는 외국인 배우자도 사망자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일본 여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충북 청주의 이정명(47)씨는 최근 “초등학생 딸(12)이 담임교사로부터 ‘엄마가 언제 돌아가셨느냐’는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고 매우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 딸 담임교사가 가족관계증명서에 아내가 이름만 올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오해했다고 말해, 마음이 누그러졌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이씨는 “관할 동사무소를 찾아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담당자는 ‘부인이 외국인이다 보니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해 그런 것 같다. 혼인신고를 했던 등록지에서 알아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본적지인 전남 강진의 읍사무소에 정정을 요청하자 담당자는 ‘법원에 보관 중인 혼인신고 서류를 찾아 확인 후 생년월일을 기재해 주겠다’고 말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에 따르면 이 담당자는 1주일 뒤 “법원에 갔더니 혼인신고 서류가 10년이 넘어 남아 있지 않았다”며 “외국인 등록 사실증명서와 여권 사본을 번역해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이 같은 사례는 지난해 말 현재 국제결혼 이주자 12만6955명(여자 11만1834명) 중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8만7964명(여자 7만5467명)이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국제결혼 이주자는 한국 국적을 취득해 생년월일이 제대로 기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8년 전 일본 여성과 결혼한 김정현(43·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씨도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최근 구청을 찾았다가 ‘일본에 있는 부인의 호적을 번역해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불평했다.

이에 김씨는 “기존 주민등록등본에는 외국인 배우자가 아예 올라가지 않아 결손가정 취급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사망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며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도록 정부가 일괄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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