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암 센터 구홍회·성기웅·유건희(소아청소년과)·함돈일(안과) 연구팀은 양측성 망막 세포종 환자의 안구 및 시력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결과를 최근 골수이식 세계 유명저널인 ‘Bone Marrow Transplantation’에 세계 처음으로 보고했다. 망막 세포종은 소아암 중 5% 정도를 차지하는 희귀병이지만, 발병 시 안구와 시력 보존이 어려운 난치병이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망막 세포종으로 진단받은 66명 중 14명이 양쪽 눈 모두 망막 세포종 환자임을 진단하고, 이 중 9명에 대해 고용량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병행했다.
치료 결과 9명 환자 모두 최소한 한쪽 안구와 시력을 보존하는 데 성공했고, 방사선치료를 하지 않아 안면기형이 발생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9명 중 2명은 양쪽 안구를, 7명은 한쪽 안구를 보존할 수 있어 9명 모두 시력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안구와 시력 보존을 위해 고용량 화학요법 및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병행했다. 고용량 화학요법이란, 평소에 사용하던 항암제의 3∼5배 용량을 투여해 항암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료법인데 항암치료를 강하게 시행하면 필연적으로 골수기능이 저하된다. 이때 미리 채취해 두었던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골수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성기웅 교수는 “삼성병원 소아암 센터는 이미 신경 모세포종 세계 최고 완치율 기록 등 소아 고형종양의 치료성적을 획기적으로 높였음을 보고했으며, 이번 양측성 망막 세포종에 대한 치료효과 입증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것”이라고 밝혔다.
망막 세포종 환자의 약 30%는 양쪽 눈 모두에서 진행되는 양측성 망막 세포종인데, 불행히도 진단 시 이미 양측 안구의 종양이 모두 진행된 상태가 많아 통상적 항암치료로는 한쪽 안구의 시력조차 살리기 어려웠다. 따라서 양쪽 안구 모두를 적출하거나 적출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는 방사선 치료가 불가피했다. 또한,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면 안면기형이 필연적으로 동반되거나 방사선 치료부위에서 새로운 암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이다.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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