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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가을, 체호프와 함께 오다

입력 : 2008-08-20 17:42:24 수정 : 2008-08-20 17: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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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냐 아저씨’
올가을 무대에는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대표작이 풍성하다. 체호프는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체호프의 희곡은 셰익스피어의 희곡만큼이나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체호프 탄생 150주년을 2년 앞두고, ‘갈매기’ ‘세 자매’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 등 체호프의 4대 장막극이 다양하게 변주된다.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 말리극장의 ‘세 자매’는 러시아 정통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세 자매는 실제로는 자신의 고향을 한발짝도 떠나지 못하면서 늘 ‘모스크바로 가자’고 읊조린다. 그들의 모습은 닿을 수 없는 낙원을 희구하며 현실을 견뎌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서울 국립극장이 기획한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9월5일∼10월30일) 참가작으로 다음달 25∼27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1756년 탄생한 말리 극단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극단으로, 전통 연극방식을 고수하면서 25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출신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출가로 꼽히는 유리 솔로민이 연출을 맡는다. 
◇‘비련의 여인을 바라보는 스파이’

서울국제공연예술제(9월18일∼10월19일)에서는 체호프와 관련된 작품이 4편이나 공연된다. 러시아 타바코프 극단의 ‘바냐 아저씨’, 바냐 아저씨를 각색한 ‘비련의 여인을 바라보는 스파이’, 칠레 블랑코 극단 ‘체홉의 네바’가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 타바코프 극단의 ‘바냐 아저씨’(10월3∼5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리투아니아 출신의 젊은 연출가 민다우가스 카르바우스키스가 연출한 작품. 2005년 러시아 황금마스크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여배우상을 받았다. 도시에서 살다가 퇴임한 뒤 전처의 시골 저택으로 내려와 지내게 된 늙은 대학교수 세레브랴코프와 젊은 후처 옐레나, 저택을 관리하며 순박한 삶을 살아온 전처의 딸 소냐, 처남 바냐와 시골 사람들의 상반된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비련의 여인을 바라보는 스파이’(9월26∼28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바냐 아저씨’를 아르헨티나 연출가의 시선으로 각색했다. 연출가 다니엘 베로네세는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채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는 원작의 인물들을 유럽을 견디지 못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아르헨티나 조상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세 자매’

‘체홉의 네바’(9월19∼20일·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체호프의 아내이자 러시아 최고의 여배우였던 올가 크니페르의 이야기다. 연출가 기예르모 칼데런이 실제 인물인 올가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해 썼다. 혁명 직전 남편을 잃은 올가와 그의 친구들이 논하는 연극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1905년 네바 강을 피로 물들인 학살 사건 ‘피의 일요일’과 맞물려 전개된다. 연극과 연기, 폭력과 죽음에 대해 말하는 작품.

극단 수도 ‘벚꽃동산’(9월12일∼10월12일·남산드라마센터)을 선보인다. 연출가 구태환이 ‘비계덩어리’ ‘나생문’에 이어 선보이는 ‘2008 고전시리즈’다. ‘벚꽃동산’은 체호프가 마지막으로 집필한 작품. 낙천적인 옛 지주들은 자신들의 영지가 경매로 팔려나가는데도 소풍과 파티로 소일하며 과거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찬미한다. 뮤지컬 배우 강효성이 귀부인 라네프스카야 역을 맡아 연극에 도전한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데니안이 야샤 역을 맡는다.

서울 예술의전당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갈매기’(11월7∼23일)도 기대를 모은다. 2003년 내한해 ‘보이첵’을 선보인 러시아 연출가 유리 부드소프와 무대·의상 디자이너 알렉산드르 시시킨이 다시 한국을 찾아 국내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이호성, 남명렬, 박명신, 김경익, 장우진, 정재은, 김소희, 정수영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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