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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군 해안초소 '와르르'…경계근무 해병 3명 숨져

입력 : 2008-07-24 10:23:24 수정 : 2008-07-24 1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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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된 건물… 지붕 무게 못이겨 붕괴
◇23일 0시쯤 지붕이 붕괴되면서 군인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포항지역 해안 절벽의 해병1사단 해안초소.   /포항=연합뉴스
한밤중에 낡은 군부대 초소가 무너져 내려 경계근무 중이던 해병대 장병 3명이 숨졌다.

23일 해병 1사단에 따르면 이날 0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동배 1리 해안가 절벽에 위치한 해안초소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경계근무 중이던 주모(22) 상병과 이모(20) 이병 등 해병대 1사단 소속 장병 3명이 매몰돼 군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처음 현장을 본 손모(21) 병장은 “자정쯤 교대근무를 위해 다른 근무자와 함께 초소에 도착해보니 초소 지붕이 무너지고 동료들이 더미에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밤 11시30분쯤 근무 중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고, 자정쯤 교대근무자들이 초소가 붕괴된 것을 발견한 것으로 보아 사고시간은 전날 밤 11시30분에서 12시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대 측은 헌병과 감찰, 공병 전문가 등 합동조사반을 긴급 편성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군 초소는 1970년 중반에 지어진 가로 2.6m, 세로 2.4m, 높이 2.5m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가로 4m, 세로 3m의 초소 지붕에는 TOD(열상감지장비)가 설치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한 10㎏짜리 모래 주머니 40여개가 쌓여 있었다.

부대 측은 노후된 초소가 지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에서 주 상병은 건물 파편에 튕겨 절벽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이 이병 등 2명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대 측은 평소 초소에 2명이 근무하지만 지난 5월 입대한 신병 교육을 위해 사고 이틀전부터 3명이 근무하던 중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역에 이 부대 소속의 해안초소는 모두 13곳이며, 대부분 70년대에 지어져 안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 노후시설물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사망한 주 상병은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를 다니다 지난해 1월 입대했으며, 이모 이병 등 2명도 대학에 다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입대했다.

부대 측은 근무 중 순직한 3명의 장병은 가족 협의를 거쳐 사단장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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