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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0시쯤 지붕이 붕괴되면서 군인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포항지역 해안 절벽의 해병1사단 해안초소. /포항=연합뉴스 |
23일 해병 1사단에 따르면 이날 0시쯤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동배 1리 해안가 절벽에 위치한 해안초소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경계근무 중이던 주모(22) 상병과 이모(20) 이병 등 해병대 1사단 소속 장병 3명이 매몰돼 군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처음 현장을 본 손모(21) 병장은 “자정쯤 교대근무를 위해 다른 근무자와 함께 초소에 도착해보니 초소 지붕이 무너지고 동료들이 더미에 깔려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밤 11시30분쯤 근무 중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고, 자정쯤 교대근무자들이 초소가 붕괴된 것을 발견한 것으로 보아 사고시간은 전날 밤 11시30분에서 12시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대 측은 헌병과 감찰, 공병 전문가 등 합동조사반을 긴급 편성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군 초소는 1970년 중반에 지어진 가로 2.6m, 세로 2.4m, 높이 2.5m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가로 4m, 세로 3m의 초소 지붕에는 TOD(열상감지장비)가 설치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한 10㎏짜리 모래 주머니 40여개가 쌓여 있었다.
부대 측은 노후된 초소가 지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는 과정에서 주 상병은 건물 파편에 튕겨 절벽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이 이병 등 2명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대 측은 평소 초소에 2명이 근무하지만 지난 5월 입대한 신병 교육을 위해 사고 이틀전부터 3명이 근무하던 중 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역에 이 부대 소속의 해안초소는 모두 13곳이며, 대부분 70년대에 지어져 안전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부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 노후시설물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사망한 주 상병은 모 대학 경찰행정학과를 다니다 지난해 1월 입대했으며, 이모 이병 등 2명도 대학에 다니다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입대했다.
부대 측은 근무 중 순직한 3명의 장병은 가족 협의를 거쳐 사단장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립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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