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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목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목 아랫부분에 위치한 갑상선의 호르몬이 과잉분비되는 갑상선기능 항진증 환자들은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만큼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여름나기가 힘든 질환들의 증상과 예방법을 살펴봤다.
◆여름철 빈번히 발생하는 요로결석
겨울에 비해 여름에 3배가량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 대표적인 여름질환이다. 남자 환자가 여자 환자에 비해 1.5배 정도 많다.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이유는 더운 날씨로 인해 몸에 있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변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피부가 강한 햇볕을 받아 비타민 D가 활성화되면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의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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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이 올라가면 심장박동도 덩달아 빨라지는 여름철에 심장병 환자는 무리한 운동과 혈관을 위축시킬 수 있는 찬물 샤워를 삼가야 한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
따라서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 체액의 과포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과음, 과식을 피하며 배변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결석의 원인이 되는 칼슘, 인산, 수산, 요산이 다량 함유된 땅콩이나 호두, 시금치, 초콜릿 같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결석은 주로 잠을 잘 때나 식사 2∼3시간 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물이나 음료는 식사 후 3시간 이내에, 잠자기 전과 잠자는 도중 1회, 과도한 운동을 할 때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수분 섭취는 하루 소변 양이 최소 2ℓ는 될 만큼 충분해야 한다.
요로결석의 큰 특징은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다. 이런 통증과 더불어 구토와 메스꺼움과 북부팽만감, 소화기 계통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쉽게 피로해지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은 목 아랫부분에 위치한 기관으로 신진대사에 필요한 호르몬을 생산해 이를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란 이상 작용으로 인해 이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신체에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체중이 줄고 특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려 쉽게 피로를 느끼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또, 심장박동과 위장 운동 속도가 빨라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를 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손발이 떨리는 증세가 오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자율신경도 흥분하게 된다. 따라서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땀을 분비하게 된다. 또 자율신경이 흥분하면 항상 긴장상태에 놓이게 되고 예민해진다. 때문에 여름철이 되면 갑상선항진증 환자들은 더위와 땀으로 일반인들보다 몇 배는 더 괴로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또 더위와 땀을 많이 흘리면서 쉽게 피로해지게 된다. 여성들의 경우 여름철에 더위를 심하게 타거나 땀이 많아지고 쉽게 피로해지면 갑상선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술과 커피는 금하고 장운동을 증가시켜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또, 숨이 차고 과격한 운동보다는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유의해야 하는 심장질환
심장질환은 보통 차가운 날씨로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심장병 발생 추이는 이 같은 인식을 무색게 할 정도로 사계절 고루 발생하고 있다. 세종병원이 최근 지난 5년간 입원 치료를 받은 관상동맥질환자(협심증, 심근경색증) 1만1447명을 대상으로 계절별 발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봄 27%, 여름 25%, 가을 23%, 겨울 25%의 발병률을 보였다. 심장병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균등한 빈도로 발병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더위로 체온이 올라가면 심장박동도 덩달아 빨라진다. 체온 조절 중추는 피부를 통한 열 발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늘리게 되고 말초혈관이 확장돼 피가 많이 몰리면,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피는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심장에서 뿜어내는 동맥피도 적어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된다. 이 때문에 여름철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많아 질 수 있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힘든 등산을 하다 보면 미처 몸에 이상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화를 당하기도 한다.
심장병 환자는 특히 찬물 샤워와 등목은 주의해야 한다. 찬물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의 체온은 감소할 수 있으나 피부 혈관이 수축되고 이로 인해 말초 혈액량이 줄어 결과적으로 열 방출이 급감한다. 말초 혈액의 감소는 곧 심장 혈액량의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심장의 부담을 커지게 한다. 또한, 얼마 후에는 피부의 체온 저하 효과가 없어지면서 체온이 증가할 수 있다. 샤워할 때는 약 33∼36도 정도의 미온수가 적정하다.
이와 함께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자주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하고,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후 1∼3시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과음도 삼가야 한다. 체내에서 알코올이 분해될 때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은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 세종병원 심장내과 황홍곤 전문의, 세란병원 비뇨기과 김경종 과장, 내과 이지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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