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선 “몽골발 저기압, 인공 증우 등 원인” 진화, 냉각탑 폭파 등 호재 꼽아 건조한 날씨로 유명한 중국 베이징에 최근 열흘간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이상 장마와 태양을 볼 수 없는 흐린 날씨가 계속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쓰촨(四川)성 강진 발생 이후 중국인들이 날씨 변화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이상 장마 현상은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일부에서는 쓰촨성 강진의 영향으로 대기에 변화가 일어나 비를 보기 어려운 베이징에 장마가 내린다는 괴담이 퍼지는 등 민심도 흉흉했다.
이상 장마의 영향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들의 연발착이 계속되는 등 불편도 이어졌다.
베이징시기상국 기후중심(센터)은 1일 이와 관련해 “지난달 22일부터 발생한 이상장마 현상은 몽골 상공의 차가운 저기압이 베이징 남부의 온대기류와 만나 발생했다”며 쓰촨성 강진 연관설을 일축하고 나섰다.
지난달 베이징 지역에 비가 온 날은 예년의 9.7일보다 나흘 이상 많은 14일로 1993년 이후 가장 많았고, 강수량도 예년 평균에 비해 55%나 많은 230.9mm로 지난 10년래 최고치였다.
특히 이번 이상 장마에는 인공증우(人工增雨) 작업도 한몫 했다. 베이징시 인공기후영향판공실은 “지난달 23일 이후 9일간 베이징에서는 인공증우 작업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대체로 베이징의 우기는 7월 말부터 8월 초로 이때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커 내달 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대기중의 수분 비율을 줄이기 위해 미리 인공증우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시 당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환경녹화, 공기정화 등을 위해 대포와 로켓을 쏘아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강우 작업을 수시로 하고 있다.
차가운 저기압은 대기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이동했다가 오는 4, 5일 서쪽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보돼 베이징에 다시 이상 장마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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