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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미관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쑥'…'외벽 마케팅' 뜬다

입력 : 2008-06-18 21:16:47 수정 : 2008-06-18 21: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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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대한생명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 63빌딩 사옥 외벽에 큰 변화를 줬다. 건물 중간쯤인 20∼37층 유리벽에 물결 문양과 회사 새 브랜드 슬로건 ‘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을 조합한 인쇄물을 실사 출력해 입힌 것이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부 12명이 비닐 코팅된 필름을 일일이 떼내 건물 유리에 붙이는 방식으로 수작업을 했는데, 크기가 가로·세로 각각 53m, 47m에 달할 정도이다 보니 설치에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들어간 비용도 1억원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고 빌딩에 설치된 이색 풍경이다 보니 인근 다리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회사 슬로건이 공익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건물 외벽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밋밋하던 벽에 기업 슬로건이나 그림을 입혀 주위 시선을 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옥외 광고물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광고 업계 등에 따르면 2006년 ‘옥외 광고 규제합리화 방안’이 마련돼 15층 이상 빌딩의 벽을 이용한 광고가 가능해진 이후 특별한 행사나 이슈가 있을 때 ‘건물 외벽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물 외벽 활용에 가장 적극적 기업은 교보생명. 이 회사는 2년 전 독일 월드컵 당시 서울 광화문 사옥 외벽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공익적 성격의 대형 광고물을 내걸어 큰 호응을 얻은 이후 비슷한 형태의 ‘외벽 마케팅’을 계속 펼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교보생명은 광화문 건물에 꽃 문양 장식을 입히는 형태로 외벽을 활용했다. 회사 창립 50년을 맞아 이뤄진 행사였는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에 맞춰 이뤄지다 보니 당시 큰 화제가 됐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꽃 문양은 봄이 왔다는 뜻도 있지만 ‘보험의 꽃을 피워 주겠다’는 중의적 메시지도 담고 있다”며 “전혀 노골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올 초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한국어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외벽을 모나리자 그림으로 장식했다. 모나리자 장식은 눈에도 잘 띄었지만 예술성까지 가미돼 있다 보니 당시 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계량화하기는 힘들겠지만 여러 면에서 홍보효과가 탁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외벽 마케팅’은 관공서로까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서울 중구청은 최근 숭례문 복원 공사 가림막 외벽에 옛 숭례문의 크기와 모습을 재현한 대형사진을 내걸었다. 둘레 270m, 높이 14m 크기의 이 대형사진은 제작비만 4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벽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산업도 덩달아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빌딩 ‘래핑’ 광고물이나 공사 가림막 등에 사용되는 인쇄물을 만드는 산업용 디지털프린팅 사업은 향후 5년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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