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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여름나기… '쿨비즈 룩' 바람

입력 : 2008-06-13 11:15:03 수정 : 2008-06-13 11: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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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매지 않은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
모헤어·매시소재 이용 통기성·청량감 강화
자수 새겨진 셔츠나 포켓칩으로 '포인트'
◇지오투의 드란치노 재킷.
6월에 접어든 지 10여일 밖에 안 지났지만 낮 기온은 벌써 한여름이다. 마음 같아선 품위와 격식은 집어던지고 간편한 복장으로 출근하고 싶지만 직장에 매여 있는 입장에서 그럴 수는 없는 법. 그렇다고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사무실 냉방 시설로 그 끈적거림을 해결하기도 어렵다. 남성복 시장에 ‘쿨비즈 룩(coolbiz look)’ 바람이 부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쿨비즈란 시원함과 멋짐을 뜻하는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결합어다. 넥타이를 매지 않는 일종의 비즈니스 캐주얼인 셈이다. 실제 타이와 수트, 재킷을 벗으면 체감온도가 2도쯤 낮아진다고 한다.

 쿨비즈를 입는 것은 결과적으로 냉방기 사용을 줄여 지구 환경 파괴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수년 전부터 매년 여름철 쿨비즈 캠페인을 진행해 온 일본 환경성은 지난해 6∼9월 쿨비즈 캠페인 기간 동안 냉방기 등 전력 생산 절약분을 제외하고도 약 14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이는 300만가구가 한 달 동안 내뿜는 배출량과 맞먹는다. 우리 정부가 환경재단과 함께 지난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2008 쿨비즈 캠페인 패션쇼’를 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위를 이기는 쿨∼한 슈트

관련 업계는 여름철에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통기성과 청량감을 강화한 쿨비즈룩이 남성복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캠브리지멤버스’의 이미경 차장은 “환경까지 생각한 쿨비즈 룩은 올 여름 패션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로 들어서면서 보다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을 갖춘 쿨비즈 재킷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노소영 책임연구원 역시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날씨 변화로 인해 더위는 이기고 흐트러짐 없는 스타일은 유지하는 소위 ‘여름철 비즈니스 패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가디스의 프리미엄 언컨슈트.

비즈니스 스타일의 기본은 일단 슈트. 신사복 관계자들은 바람이 잘 통하고 가벼운 원단을 사용한 슈트를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로가디스 김나라 디자인실장은 “먼저 부자재를 최소화하고 청량감 있는 소재를 선택한 슈트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쿨비즈용 슈트의 소재로는 울을 주로 사용하는 일반 슈트와 달리 모헤어(앙고라 산양털)가 주로 사용된다. 모헤어는 수분 흡수율이 좋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안감은 폴리에스테르 대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물망 소재를 사용한다.

로가디스의 ‘프리미엄 언컨슈트(unconstructed Suit·안감 및 부자재의 양과 무게를 최소화한 슈트)’는 슈트의 형태를 잡아주는 심지인 모심을 최소화하고 어깨 패드 두께도 보통 슈트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또 안감과 어깨 솜, 주머니 등 체온이 높아지는 부분에 매시 소재를 사용해 땀으로 인한 끈적거림이 크게 줄었다. 갤럭시는 부직포에 내장된 수백만개의 마이크로캡슐이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면서 체열을 흡수하는 냉감소재를 사용한 ‘애니슈트’를 내놨다. 지오투 역시 극세사(몹시 가는 실)의 천연소재를 사용해 한 벌의 무게가 100g 이하인 쿨 재킷 ‘드란치노’를 출시했다. 지오투는 “원단 직조 과정에서 순환구조의 첨단 공법을 활용해 땀은 외부로 방출하고 바람은 통하게 해 최적의 쾌적감을 느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캠브리지멤버스는 가볍고 착용감이 부드러운 린넨과 실크 소재를 혼방한 비즈니스 캐주얼 ‘카프리 재킷’을 제안했다. 이미경 차장은 “컬러로 화이트, 아이보리, 블루 등을 선택하면 카프리와 지중해 등 휴양지 캐주얼은 물론 이탈리안 감성의 비즈니스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타이는 셔츠나 포켓칩으로 마무리

쿨비즈는 대개 타이를 매지 않기 때문에 셔츠를 선택하는 데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에 가장 무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컬러는 네이비 톤이다. 밝고 가벼운 그레이 셔츠는 시원한 분위기를 낼 수 있으며 그린이나 블루 등은 여름 쿨비즈 차림에 청량감을 더욱 살리는 포인트로 활용될 수 있다. 은은한 자수가 놓여진 셔츠를 고르는 것도 노타이의 허전함을 메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지방시는 화이트 셔츠 위에 꽃 무늬, 나비 문양 등의 자수가 새겨진 ‘화이트 에디션’ 상품을 10만원대에 내놓고 있다. 
◇갤럭시의 린넨 재킷.

하지만 굳이 자수가 새겨진 셔츠를 고를 필요는 없다. 갤럭시 정희진 디자인실장은 “노타이 패션에서는 칼라 부분이 잘 정돈돼 보이면서 볼륨감이 느껴지도록 일반 셔츠보다 칼라가 0.5∼1㎝ 높은 셔츠를 고르는 게 좋다”며 “청량감이 느껴지는 화이트나 블루 컬러가 무난하며 옅은 파스텔도 신선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추천했다.

포켓칩은 쿨비즈룩에서 타이를 대신할 수 있는 유용한 패션 아이템이다. 다소 밋밋하거나 가벼울 수 있는 쿨비즈 느낌에 세련미와 격식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 컬러인 화이트 톤을 매치하면 무난하며, 재킷이나 아우터와 같은 계통이면서 다소 연한 색상을 활용하면 한층 세련되고 시원해 보인다. 재킷 컬러가 밝은 경우라면 다소 짙은 포켓칩을 착용하는 것도 잘 어울린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도움말·사진=제일모직, FnC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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