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상식으로는 ‘짠맛’이 정답이지만 100여년 뒤엔 ‘신맛’이 정답이 될지도 모른다.
9일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이 늘면 바닷물이 산성화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의 산성도가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 왔지만 이를 직접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탈리아 남서부 화산지대인 이스키아 섬 일대의 해양 환경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잦은 화산활동으로 매일 200만ℓ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 이산화탄소는 해수에 녹아 바닷물의 산성도를 pH 7.4까지 떨어뜨렸다. 수소이온의 농도를 나타내는 pH값이 7.0 미만이면 산성으로 분류된다.
산호와 조개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산칼슘으로 외피를 만드는데 해수의 산성도가 내려가면 껍데기가 녹아 생존할 수 없다. 산성비 때문에 대리석 조각이 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산호와 조개가 사라지면 먹이사슬도 영향을 받아 결국 생태계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 이스키아 섬 일대에서는 이미 바다 생물종 30%가 자취를 감췄다.
산업화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면서 전 세계 해수의 평균 산성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pH 0.1 감소한 pH 8.1을 기록하고 있다. 21세기 말에는 바닷물의 산성도가 pH 7.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제이슨 홀-스펜서 교수(해양생태학)는 “이산화탄소 양이 늘어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 언젠가 바다가 와인처럼 시큼한 맛을 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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