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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글로리아]삼성중공업, 심해탐사선·쇄빙유조선 '명품선박'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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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09 08:29:58 수정 : 2008-06-09 08: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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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바다를 지배하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길이 640m짜리 제3도크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지난달 1일 서울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에는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력’을 확인해주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삼성중공업이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9억4000만달러(9400억원 상당) 짜리 ‘드릴십’ 1척을 수주한 것. 심해 또는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를 발굴하는 조선기술의 ‘집합체’인 이 드릴십은 올해 발주된 선박 중 최고가 기록도 경신했다.국내 조선산업이 ‘코리아 스탠더드=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공식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물 위의 바지선에서 배를 건조하는 ‘플로팅도크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중공업은 극지용 해양설비, 쇄빙유조선 등 신개념 조선기술로 무장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극지(極地)시장’을 선점하라=‘극지항해선’, ‘심해탐사선’, ‘쇄빙유조선’…. 삼성중공업이 차별화한 기술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신개념 선박들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가 진출하지 못한 ‘블루오션’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러시아 최대 국영해운사로부터 7만t급 ‘극지운항용 쇄빙유조선’ 3척을 4억3000만달러에 수주해 올 1월 인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쇄빙유조선 사업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다른 업체보다 한발 앞서 극지항해용 선박 수요를 예측하고 연구·개발에 나서는 등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중공업의 쇄빙유조선은 2006년 한국의 10대 신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1척당 가격이 무려 9억40000만달러에 이르는 드릴십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드릴십 수주는 가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06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로 선정된 ‘쇄빙유조선’. 얼음을 깨고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드릴십’은 해상 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 지역이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제작된 선박 형태의 시추 설비다. 이 때문에 기동성과 심해 시추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최근 원유자원 확보에 뛰어들면서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해양 분야의 대표적인 성장엔진이자 고부가가치 선박이기도 하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드릴십은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배수량 9만7000t 규모로, 해수면에서 해저 1만1000m 깊이까지 파 내려갈 수 있는 초심해용 시추선박이다. 44개월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2011년 12월 북극해 지역에 투입된다.

얼음덩어리가 많이 떠 다니는 북극해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내빙설계가 적용되어 선체 두께가 무려 4㎝에 달하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모든 기자재들이 보온처리된다. 또 첨단 위치제어 시스템인 ‘다이내믹 포지셔닝 시스템(DPS)’을 장착해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의 강풍이 부는 해상에서도 자동으로 선박 위치를 유지할 수 있으며, 전기추진 방식을 통해 해역을 이동하기 때문에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포함해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33척의 드릴십 가운데 22척(67%)을 수주해 일본·중국 등 경쟁국의 조선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2010년 ‘세계 초일류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삼성중공업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켜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드릴십과 결합한 신개념의 ‘드릴링 FPSO’ 선박 개발에 나서 유전 개발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복안이다.

심해유전 개발 시장은 높은 생산비용으로 1980년대 말부터 침체기에 접어 들었지만 대륙붕지역의 원유 매장량이 바닥을 보이고,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이 감동하는 명품선박 만든다=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212억달러 어치의 선박을 수주해 4년치 건조물량을 일찌감치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세계 조선업계에서 최대 규모인 450억달러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높은 파도와 강풍에서도 견딜 수 있는 극지운항용 원유 시추 선박인 ‘드릴십’.

특히 지난해 수주물량 가운데 고부가가치 선박의 비중이 84%에 달하고, 척당 평균 수주단가도 2억달러로 업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올해는 속도 조절을 위해 목표를 150억달러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그럼에도 드릴십, LNG선 등 특수선박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서 이미 연간 목표의 40%인 60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을 엄격한 자체 품질 기준과 뛰어난 연구·설계인력, 설비 등 ‘3박자’에서 나온다. 2005년에는 선박 건조시 용접·도장 품질의 실명제와 국제기준보다 엄격한 자체 품질기준을 수립했다. ‘품질에 대한 고객의 지적이 단 한 건이라도 나오면 선박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품질 마지노 선언’이 그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납기 지연으로 막대한 페널티를 물더라도 고객들에겐 100% 완전한 제품을 인도하겠다는 직원 스스로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이 제도 시행 이후 100여척째 무결함 선박 인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무결점 사업장을 실현하면서 발주처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선주들의 지속적인 선박 발주 요구도 쇄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300여명에 달하는 설계·연구·개발 인력과 세계에서 가장 큰 400m짜리 예인수조 등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직원들은 이 같은 시설을 활용해 ‘명품선박’을 건조하는 데 땀을 흘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은 또 다른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06년에는 브라질 수아페지역 조선소 건설 컨소시엄 ‘아틀란티코’ 측에 조선소 건립과 운영 노하우, 선박건조용 도면 등을 판매해 1400만달러에 달하는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국내 업체가 해외에 조선소 건립 관련 노하우를 수출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이 국가 차원에서 심해유전 개발업체를 적극 지원하고 나선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기술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중남미 시장 해양설비 수주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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