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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영의 카이스트' 김용범 PD "리얼리티 쇼, 맡겨 만 주세요"

입력 : 2008-05-27 20:52:53 수정 : 2008-05-27 20: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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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스타 연예인과 강의실 밖으로는 거의 나가본 적 없는 모범생의 세계가 만난다면?’

케이블 채널 엠넷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이런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프로그램 초반만 해도 서인영은 쥬얼리의 한 멤버로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당당한 스타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프로그램 역시 종영을 1주 앞두고 있는 현재 엠넷 최고 시청률을 다투고 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본 없이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선별된 장면만 나온다는 것을 시청자들은 이제 안다. 그래서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오히려 리얼리티를 죽이는 시도를 했고 예상은 적중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김용범(34·사진) PD를 만났다.

김 PD는 “‘SS501의 스토커’ ‘아이돌 월드’ 같은 연예인 리얼리티 쇼를 연출하면서 이런 류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리얼리티에 대한 강박감이 있어서 가공을 배제했지만, ‘서인영의 카이스트’에서 썰렁한 분위기에는 까마귀 우는 소리 등의 음향효과를 넣고 리듬감 있게 편집하는 등 인위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는데 재미있게 받아들여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프로그램의 배경이 연예인 학생 한 명 없는 성역이자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카이스트라는 것이다. 초기에는 학생이나 교수의 방송 노출에 대한 저항도 컸다. 하지만 전혀 연관성 없는 양극에서 교집합을 찾아낼수록 짜릿한 법. 여기에 ‘우리들의 천국’ 류의 풋풋한 캠퍼스 드라마 분위기는 덤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카이스트 캠퍼스에 갔는데 잔디도 갈색이고, 오리와 철새만 있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어요. 걱정이 됐죠. 처음에는 서인영 혼자 수업에 도전하려는 과제로 꾸리려 했는데 카이스트 학생들이 얽히면서 관계를 형성하며 의도한 바와 다르게 내용이 재미있게 정리됐습니다. 과외학생을 모집해 영어과외를 따로 받거나 기획사 가수들을 동원한 축제 등도 계획에 없던 부분이었어요. 카이스트도 서인영에게 적응하고 서인영도 카이스트에 적응한 거죠.”
◇‘서인영의 카이스트’의 한장면.                                                                        엠넷 미디어제공

서인영은 단순히 사생활을 보여주는 리얼리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연출된 도전 과제와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솔직함과 엉뚱함으로 시청자를 흡입했다.

김 PD는 “사실 중간고사 때쯤 그만둘 줄 알고 수업을 듣지 않고도 대학에서 할 수 있는 봉사나 동아리활동 등 2안도 만들어놨다”며 “학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당당한 모습에 특히 여성 시청자들이 희열이나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첫째 주에 기말고사 결과와 함께 프로그램은 끝난다. 이에 따라 다른 대학의 러브콜과 시즌2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 PD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인간관계가 엮이고 확장된다는 면에서 리얼리티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며 “대학이 될지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가까운 뭔가가 곧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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