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수면·식생활, 약물치료 병행해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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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친 슬픔이나 지나친 유쾌함이 지속하는 등 기분조절 기능에 이상에 생긴 조울증 환자들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이 조울병을 단지 일시적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 정도로 개인적인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뇌 기능 이상이 원인이므로 약물로 치료할 것을 전문의들은 권고하고 있다. |
그런 그가 2001년 여름부터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졌다. 매사가 힘들고 귀찮다고 느껴졌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많이 났다. 이후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 후 회복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는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졌고 말도 많아졌다. 자신감이 넘쳐났고 잠을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았다. 며칠 후부터는 다시 기분도 우울해졌고 짜증도 늘어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전형적인 조울병 환자로 ‘기분조절제’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처럼 생활이 복잡해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지나친 슬픔이나 지나친 유쾌함이 지속하는 기본조절 기능에 이상에 생긴 조울증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조울병을 일시적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 정도로 간주, 개인적인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뿐인 만큼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 치료를 하는 게 최상이다.
◆뇌의 기분을 조절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사람의 기분은 슬픈 일, 기쁜 일, 스트레스 받는 일 등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에 따라 달라진다. 적절히 좋은 기분은 인생의 즐거움과 활력을 제공하며 적절한 정도의 슬픔은 일정한 애도의 기간을 경험케 한 뒤 마음의 고통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친 슬픔이나 지나친 유쾌함이 지속한다면 일상적·사회적 기능에 지장이 초래되는데 이를 조울병이라고 한다. 당뇨병 환자가 당 조절이 안 돼 저혈당증과 고혈당 위기의 극단적인 상태를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기분이 신나고 흥분된 상태(조증)와 우울하고 가라앉는 상태(우울증)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기분이 1주 이상 지속한다
조증의 진단기준은 ▲지나친 자신감 ▲수면욕구 감소 ▲주의집중 저하 ▲부산함 ▲과다한 즐거움 등이 특징이다. 이런 기분이 최소 1주 이상 지속하면 의심할 만하다. 반대로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식욕부진이나 체중감소 혹은 식욕증가나 체중증가 ▲불면이나 수면과다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피로감이나 기력 상실 ▲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사고력,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등으로 표출된다.
양 극단의 기본이 교차하는 조울병은 감정상태가 마치 활화산처럼 안정되지 않아서 말, 행동, 태도뿐 아니라 일하는 능력과 대인관계, 사회생활의 능력도 함께 심한 기복을 보인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약물 치료가 기본이다
뇌의 기분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질환으로 약물을 통해 기분을 조절하는 치료가 최상이다. 이것은 당뇨병의 치료에 인슐린과 혈당 조절제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조울병의 치료제는 ‘기분조절제’라고 불린다.
조울병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체질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기분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 발생하는 뇌 질환이다. 또 조울병은 뇌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에피네프린 등의 농도 변화나 기능 이상이 원인이므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 치료가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전문의들은 조울병 치료에 가장 큰 걸림돌은 누구나 기분이 가라앉았다가 들떴다 할 수 있다는 식의 조울병에 대한 일반인의 낮은 인식이라고 말한다. 조울병에 걸려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는 사람에게 “욱하는 성격 좀 고쳐라. 왜 그렇게 변덕이 심하냐?”는 식으로 조언을 한다 해도, 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긴 뇌기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질환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고 환자 탓만 해 치료를 늦추게 할 뿐이다.
규칙적인 수면, 규칙적인 식생활을 하는 것이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햇빛을 많이 쬐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술은 기분을 과민한 상태로 만들기에 피해야 한다. 직업이나 학업, 대인관계 등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하규섭 홍보이사는 “그간 우울증에 가려 조울병이 아직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열정적으로 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울의 늪에 깊이 빠진다면, 기분의 폭이 남들보다 커서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다면 우울증보다 조울병으로 고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전문의의 상담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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