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의 다우니 주니어 필두 40代 왕성한 활동
콘텐츠 부족한 할리우드 속편 제작과 맞물려 인기
![]() |
◇66세의 해리슨 포드. |
◆액션은 50대부터
현재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접수한 이들은 대개 40대 이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해리슨 포드(66), 실버스타 스텔론(62), 브루스 윌리스(53) 등이 ‘4060’세대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책임진 배우들이다.
특히 맏형격인 해리슨 포드의 복귀가 눈에 띈다. 전편 ‘최후의 성전(1989)’ 이후 19년 만에 개봉하는 속편 ‘인디아나 존스 4’에서 전성기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는 꾸준한 운동으로 젊은 배우 못지않은 몸매를 만들었고 극중 대부분의 액션 신을 직접 촬영했다고 한다.
‘영원한 근육질 마초 영웅’ 실버스타 스텔론도 나이를 잊은 배우다. 올 초 무려 20년 만에 람보 시리즈 속편을 선보였다. 환갑을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울퉁불퉁한 근육과 탄탄한 몸매를 과시해 이름 그대로 ‘실버 스타’가 됐다. 과거 미 제국주의를 상징했던 람보가 이번 작품에서 반전 메시지를 강화한 것도 의외다.
‘다이하드4.0’(2007)의 브루스 윌리스, ‘터미네이터 3’(2003)의 아널드 슈워제네거(61) 등도 12년 만에 속편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할리우드 작품은 아니지만 올해 국내 외화 흥행 1위에 오른 ‘테이큰’의 리엄 니슨도 56세의 노장이다.
![]() |
◇43세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40대는 전성기, 30대는 극소수
최근 액션 스타로 재조명되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43)를 필두로 ‘스트리트 킹’의 키애누 리브스(44), ‘나는 전설이다’ ‘핸콕’ 등의 윌 스미스(40) 등이 모두 40대다. 톰 크루즈(46)와 브래드 피트(45), 니컬러스 케이지(44) 등도 60년대 생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추격자’의 김윤석이나 한석규, 박중훈 등이 톱 클래스 액션 배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것과 같다.
![]() |
◇44세의 키애누 리브스. |
이에 비해 40대 미만 배우층은 얇다. 현재까지는 20∼30대에선 ‘본 얼티메이텀’의 맷 데이먼(38)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선수’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파티드’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34)는 30대 이후 액션물보다 환경 문제 등에 천착하며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33)는 전형적인 근육질 액션 영웅과 거리가 멀고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야성미를 드러낸 콜린 파렐(33)도 이 영화 이후 이렇다할 작품이 없다. ‘트랜스 포터’ ‘워’의 제이슨 스타뎀(36)은 할리우드 주류 블록버스터에 안착할지 미지수다.
◆구관이 명관
액션 배우 고령화 현상은 관객과 할리우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던 할리우드가 과거 흥행작의 속편 제작에 뛰어들면서 배우들의 아이덴티티가 재평가된 것. ‘인디아나 존스’의 속편에 해리슨 포드가 안 나오거나 ‘다이하드’ 시리즈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빠진다면 흥행이 되겠는가.
![]() |
◇62세의 실버스타 스텔론. ◇53세의 브루스 윌리스. |
아날로그 액션에 대한 향수도 한몫 했다. 90년대 이후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서사에 초점을 맞춘 판타지물이 증가하고 ‘슈퍼맨’ ‘엑스맨’ 같은 만화 캐릭터가 영화화되면서 20세기 스타일의 액션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특히 이들이 컴퓨터그래픽(CG)에 지나치게 의존하자 땀 냄새 진동하는 육탄 액션도 덩달아 자취를 감췄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 들어 아날로그 액션 영화에 대한 향수가 커졌다. ‘옹박’이나 ‘본’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CG가 배우를 압도하는 지금, 관객들은 사람이 직접 하는 액션을 찾게 됐다”며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배우들은 바로 과거의 액션 스타들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성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