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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과업 : 저승의 케르베로스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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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13 11:12:49 수정 : 2008-05-13 11: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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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와 저승의 케르베로스 -18- 저승으로 간 헤라클레스는 다시 살아나올 수 있을까?

에우스테리우스는 헤라클레스 앞에 친히 나타나 격려하며 그를 맞았다.

“이제껏 내 많은 영웅들을 보아왔네만 자네와 같은 영웅은 본 적이 없네. 이쯤에서 자네의 모든 과업을 마쳐주고 싶네만 나로서도 어쩔 수 없네. 하지만 이번 과업을 자네가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일세. 이번 과업은 하데스의 세계로 가서 문을 지키고 있는 과물 중의 괴물 케르베로스를 잡아오는 일이네. 지하세계의 문을 지키고 있는 이 괴물은 그 무시무시한 티폰이 에키드나와 결합하여 낳은 아주 무서운 괴물일세. 이미 자네가 퇴치한 게리오네우스의 괴물 개 오르트로스, 레르네의 히드라, 네메아의 사자와는 사촌간일세. 이제까지 자네가 물리친 괴물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이 괴물은 사나운 개의 머리가 세 개나 달려있고, 등줄기와 꼬리를 따라서는 뱀의 머리가 수없이 달려있는 놈이라네. 하데스의 문을 지키는 이 놈은 일단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오는 사람? ?다 받아주지만 일단 들어가고 나면 절대로 나갈 수 없도록 막고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여 과업을 완수하기 바라네.”

모처럼 자신에게 애정을 표하여, 길고도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는 에우스테리우스가 고맙게 여겨졌다. 하지만 에우스테리우스는 그가 지하의 세계로 내려간다는 것은 죽으러 내려가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므로 그를 측은하게 생각했다. 헤라는 이번에는 기어코 헤라클레스를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계략으로 에우스테리우스에게 그 과업을 헤라클레스에게 내리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이제까지 어느 누구도 하데스의 세계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은 없었다. 헤라의 이 속셈을 모를 리 없는 제우스는 어떻게든 헤라클레스를 살리고 싶었다. 제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를 불러 은밀하게 헤라클레스를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헤라클레스는 어찌되었든 마지막 과업의 완수를 위해 하데스, 즉 저승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헤라클레스는 우선 저승으로 가는 길을 찾고 그 세계로 들어가는 일부터 해야만 했다. 이제까지는 지상에서 임무를 완수했지만, 지하세계는 이와는 달랐다. 아무나 그 세계를 찾을 수가 없었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방법도 모르고, 길도 모르는 헤라클레스는 아테나의 신전에 찾아가 아테나 신에게 하데스의 세계로 갈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간청했다. 이미 제우스에게 헤라클레스를 도와 줄 것을 지시받았던 아테나는 헤라클레스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었다.

“헤라클레스, 그대는 우선 엘레우시스 비교에 입회를 해야 해. 그러면 그 곳에서는 하데스의 세계에 이르는 길을 알려 줄 거야.”

아테나 여신의 말을 듣고 난 후, 헤라클레스는 엘레우시스 비교의 교주 에우몰포스를 찾아갔다. 하지만 에우몰포스는 그를 가입시켜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대의 뜻은 알겠네만 우리 비교는 이방인은 절대로 가입할 수 없는 곳이오. 그대가 정히 우리 교에 들어오려면 엘레우시스의 시민이 되어야만 한단 말이오. 이는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오.”

헤라클레스는 일단 엘레우시스의 시민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엘레우시스의 시민인 필리오스의 양자로 들어갔다. 헤라클레스는 비교에 입회하여 하데스의 세계로 가는 방법을 자세하게 배웠다. 방법을 익힌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의 입구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어디에도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없었다. 그렇게 찾아 헤매는 모습을 지켜보던 헤르메스는 그를 인도하여 하데스의 세계의 입구로 데려다 주었다. 헤르메스를 따라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섰다. 죽은 자의 여행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던 헤르메스는 그를 데리고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섰고, 헤라클레스를 지켜주기 위해 아테나 여신도 그와 함께 갔다.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서 첫 번째 관문인 스틱스 강을 만났다. 이 강을 건너야만 하데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강을 건너려면 이미 죽은 자라야 했다. 이를 확인하고 나서 이 강을 지키는 하데스의 시종은 배를 내어 건네준다. 이 강을 건너려면 뱃사공 카론에게 일정액의 노자 돈을 건네주어야만 한다. 카론은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헤라클레스의 당당함에 넋을 놓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지체 없이 헤라클레스를 건네주었다.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하데스의 세계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죄로 카론은 1년 동안 쇠사슬에 묶이는 벌을 받았다.

하데스는 자신의 궁전에 있다가 헤라클레스가 스틱스 강을 건넜다는 보고를 받고는 부리나케 달려 나왔다. 하데스는 헤라클레스가 아직 하데스의 세계에 올 때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헤라클레스의 존재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으므로 그를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하지만 헤라클레스로서는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들어가야 했으므로 하데스와 승강이를 벌였다. 엄청난 힘의 소유자인 헤라클레스를 맞아 승강이를 벌이던 하데스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결사적으로 헤라클레스가 하데스의 문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던 하데스는 그만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제야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에게 사과를 하며 사정 이야기를 하고는 하데스를 달래기 위해 고약을 구하러 올림포스에까지 달려갔다. 헤라클레스는 올림포스로 올라가 파에온의 고약을 구하여 하데스에! 게 돌아왔다. 헤라클레스의 정성에 감동한 하데스는 그의 입국을 허락했다.

하데스의 허락을 받고, 칠흑 같은 어두운 통로를 지나던 헤라클레스는 칼리돈 왕 오이네우스의 아들 멜레아그로스의 영혼을 만났다. 멜레아그로스는 헤라클레스를 보자 반가워하며 바깥세상의 소식을 물었다. 헤라클레스는 망각의 강을 건너온 멜레아그로스가 바깥세상의 소식을 묻는 것이 의아했다. 그래서 그에게 그 사연을 물었다. 그러자 멜레아그로스의 영혼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죽게 되었던 슬픈 사연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헤라클레스도 슬퍼져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멜레아그로스는 헤라클레스에게 하데스의 세계에서 나가게 되면, 자신의 불쌍한 누이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해서 잘 보살펴주었으면 좋겠다며 헤라클레스의 손을 꼭 잡았다. 헤라클레스는 그의 소원대로 그의 누이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해주겠다! 고 진심어린 눈빛으로 약속했다.

멜레아그로스와 헤어져서 조금 더 가려니 이번에는 테세우스를 만났다. 테세우스는 페르세포네가 억울하게 하데스의 세계로 납치되어 온 것을 알고는 정의감에 불타서 페르세포네를 몰래 빼내어 탈출 시키려고 내려왔다가 그만 하데스에게 잡혀서 망각의 의자에 앉아있었다. 이를 불쌍하게 생각한 헤라클레스는 신들에게 그 사연을 이야기하고 그를 풀어줄 것을 간청했다. 테세우스는 페이리토오스의 계획을 도와주었을 뿐 주모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테세우스만은 헤라클레스와 함께 지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하지만 주모자였던 페이리토오스는 망각의 의자에서 떠날 수 없었다.

하데스의 세계에서 어두운 통로를 지나가던 헤라클레스는 깜짝 놀랐다. 그의 앞으로 고르곤의 자매인 메두사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하자 헤르메스는 얼른 눈치를 채고는 이제 망령은 이미 아무런 위해도 가할 수 없는 영혼이라고 안심시켜 주었다. 또한 큰 바위에 깔려 있는 아스칼라포스도 만났는데, 그는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저승에 왔을 때 석류나무 열매를 먹었다고 폭로했기 때문에 벌을 받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그의 영혼도 큰 바위에서 꺼내 주었다.

헤라클레스는 여러 망령들을 만나면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헤라클레스는 다소라도 망령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하데스의 소 한 마리를 죽였다. 그러자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는 더 이상 저승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말라고 그에게 간청했다. 그러면서 빨리 케르베로스를 데리고 지상에 돌아가 달라고 부탁했다.

헤라클레스도 페르세포네의 사연을 알고 있었으므로, 더는 페르세포네를 슬프게 하지 않으려고 하데스의 세계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헤라클레스는 하데스에게 케르베로스를 데리고 지상으로 갈 수 있게 허락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하데스는 엄숙하면서도 웅장한 목소리로 헤라클레스에게 말했다.

“만일 그대가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케르베로스를 생포할 수 있다면, 내가 기꺼이 케르베로스를 지상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허락하겠네.”

그러자 헤라클레스는 케르베로스를 잡아가기 위해 케르베로스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케르베로스는 그를 경계하며 무서운 눈빛을 부라리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헤라클레스는 순간적으로 옆으로 슬쩍 피하면서 두 손으로 케르베로스의 목을 움켜잡았다.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헤라클레스는 케르베로스의 목을 움켜잡고는 공중에서 빙빙 돌렸다가 힘껏 내동댕이쳤다. 그러자 케르베로스는 더 이상 맥을 못 쓰고 헤라클레스의 기에 눌려서 쩔쩔매었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맨손으로 케르베로스를 쓰러뜨려 어깨에 메고 지상으로 돌아왔다. 에우리스테우스의 영토인 티린스로 돌아오는 도중, 케르베로스의 무서운 외모는 여러 가지 불행을 초래케 하기도 했다. 케르베로스가 토한 침에서 맹독을 가진 트라카브트 나무가 자라기도 했다.

맨손으로 케르베로스를 잡은 헤라클레스는 무사히 지상으로 끌고 나왔다. 그리고는 에우스테리우스 왕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에우스테리우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저승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헤라클레스는 겁에 질려서 항아리 속으로 숨어버렸다. 그리고는 케르베로스를 다시 하데스의 세계로 데려가도록 명령을 내렸다. 하데스의 세계를 지킬 문지기가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신들이 케르베로스를 원래 위치로 돌아가도록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오랜 기간 수많은 고생을 하면서 헤라클레스는 무사히 신탁이 내린 과업을 마칠 수 있었다.

 


과업을 마친 헤라클레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헤라는 그대로 물러 설 것인지 그 이야기는 다음 주에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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