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이 죽었다 깨도 못따라 가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서양인의 체격이다. 아무리 살이 쪄도 미국 뚱보와 한국 뚱보는 체형이 다르다. 몸무게 150kg의 거대한 몸으로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는 것을 상상해 보시라.
미국에서 뚱보도 일을 한다. 인종차별도 안되지만 뚱뚱하다고 직장에서 해고하는 일은 더더욱 안되는 나라다. 몸이 너무 커서 게으름을 피우고 다른 동료에게 영향을 끼쳐도 그런 이유로 해고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해고의 이유는 무엇인가? 인종차별을 했다거나 폭력을 휘두르거나 하면 무조건 해고다.
몸이 너무 비대하면 우선 같이 걸어 갈 수가 없다. 특히 나는 걸음이 빠른 편이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 도대체 천천히 걷는 것은 내 성격에 허락이 안된다. 어찌나 성질이 급한지 점심에 식당에 가서 다른 직원들이 학생들 틈에 줄을 서서 계산대에 돈을 낼 때 난 이미 식사를 다 하고 식당을 나선다. 점심 시간은 11시 40분부터 12시 30분까지인데, 나는 12시면 식당에서 나와 교실에 돌아 와서 컴퓨터로 웹서핑도 하고 책도 보고 점심시간의 자유를 즐긴다.
서두르는 것은 좋지 않지만 부지런한 것은 좋은 것이다. 물론 행동이 빨라서 손해 보는 일도 있다. 내 일을 빨리 해치우니 몸이 거대해서 빨리하지 못하는 뚱보의 일까지 내가 하게 된다. 동료 중에 아주 뚱뚱한 흑인이 하나 있는데 그녀는 행동이 너무 느려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 그녀는 애기를 낳고나서 몸이 비대해졌는데 지금은 다이어트하기에 위험할 정도로 성인병이 이것저것 걸려있다고 한다. 일을 늦게하면 주위에서 다 도와주니 도와주기 싫은 사람은 그녀를 싫어 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동료들의 핀잔 속에서 근무한다. 그녀는 서러울지도 모르지만, 음식조절도 하지 않고 참 답답하게 여전히 나쁜 음식을 즐긴다. 피자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를 즐기며 야채를 많이 먹지 않고 언제나 살찌는 음식만 즐긴다. 살이 빠질리 만무하다.
뚱뚱하다 뚱뚱하다해도 미국에서 그녀처럼 몸이 코끼리만한 사람은 처음 봤다. 한국인이 뚱뚱한 건 귀여운거다. 비교할 수도 없다. 얼마나 몸이 큰지. 오늘도 지팡이를 짚고 괴로운 하루를 보내는 그녀를 보며 도대체 언제부터 사람 몸이 그렇게 살이 찌게 생겼을까 생각해 본다. 골격이 크고 체격이 우람한건 유전인가? 미국인 60%가 뚱보라는 얘긱도 있는데, 이젠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뚱보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전쟁과 기아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나라 사람들은 세상 참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 것이다. 아뭏든 여기든 저기든 뚱보는 서럽다. 서러워~
/ 유노숙 워싱턴 통신원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1.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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