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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단순폭행 처리' 안된다 싶어 뛰어왔다"

입력 : 2008-03-31 20:58:02 수정 : 2008-03-31 20: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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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경찰서에서 이기태 서장의 인사를 뒤로한 채 어두운 표정으로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찰서를 찾아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에 대한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
고양=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오후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을 미온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진 일산 경찰서를 직접 찾았다.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경찰을 강하게 질타한 뒤였다.

일선 경찰의 해이한 기강을 바로잡고, 성난 민심을 다독거리려는 행보다. 이 대통령은 일산 경찰서 정문에서 이기태 서장의 영접을 받았으나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악수만 나눈 채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일산 경찰서 측의 사건 보고가 끝나자마자 “어린 여자아이에게 폭행을 무슨 목적으로 했겠느냐. 경찰이 ‘폭행사건’으로 간단히 끝내려는 것은 일선 경찰의 안일한 조치”라며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경제도 어려운데 어린아이들의 참혹한 일 때문에 심난하다”며 “연이어 나오는 일들을 아직도 일선 경찰이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선 경찰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뛰어 나왔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격노’는 계속됐다. “일선 경찰이 너무 해이해져 있다”, “생명의 귀중함을 깨닫고 철저한 사고처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여러분 같이 이러면 어린 자녀를 가진 국민들이 어떻게 하겠나”, “범인을 잡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있냐”고도 했다. 이어 “너무 안타깝다. 만약 잘못됐으면 어쩔 것인가. (범인을)못 잡으면 다른 곳에 가서 무슨 짓을 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무튼 범인을 빨리 잡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 말이 이어지는 동안 이기태 경찰서장은 “잘못했습니다”, “알았습니다”는 말만 하고선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 서장에게 “온 지가 얼마 안됐죠”라고 물었고 “빨리 노력해서 철저히 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 서장은 “(부임한 지) 5일 됐다”며 “심기일전해서 범인을 잡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서를 떠날 때는 “온 지 얼마 안됐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으며, 이 서장은 “열심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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