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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동부 ‘쥐떼와의 전쟁’

입력 : 2008-03-25 10:13:40 수정 : 2008-03-25 10: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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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이후 기승… 곡식창고까지 침투
당국선 뒷짐만… 주민 100만명 기아 위기에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 주민들이 ‘쥐떼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23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창궐한 쥐떼 때문에 주민 100만여명이 기아 위기에 놓였다. 하루하루 엄청나게 수가 늘어나는 쥐떼는 추수를 앞둔 들판을 하룻밤새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 보건 당국은 주민들에게 쥐덫과 쥐약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쥐떼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미조람주에 쥐떼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100년에 두 번만 핀다’는 대나무꽃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대나무에 꽃이 피면 쥐떼가 극성을 부린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이 지역 대나무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그후 쥐떼도 급속히 수를 불려 대약탈이 시작됐다.

대나무꽃과 함께 쥐떼가 늘어나는 것은 대나무 열매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나무꽃이 지고 난 뒤 생기는 열매는 단백질이 풍부해 쥐들에게 좋은 먹이다. 배가 고프면 자신의 새끼를 잡아먹는 수컷 쥐들은 대나무 열매가 풍부해지면서 더 이상 새끼들을 잡아먹지 않아 그 수가 급증한다.

문제는 이 같은 재앙이 사전에 경고됐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지역의 마지막 ‘대재앙’은 1959년이었다. 2년 전부터 이 지역에 쥐떼의 습격이 경고됐고, 지난가을 대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지만 중앙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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