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봄에 즐길 수 있는 채소 요리가 봄나물뿐만은 아니다. 살짝 삶거나 데쳐 고추장이나 된장 양념에 버무린 봄나물도 좋지만, 올봄에는 독특한 맛의 일식·중식 봄채소 요리도 즐겨보는 게 어떨까. 채소 초밥이나 채소 튀김, 봄채소 냉채, 소고기 봄채소 말이 등은 언뜻 요리법이 어려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들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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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봄채소 초밥 |
# 산뜻한 일식 봄채소 요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일식당 ‘겐지’의 정재천 조리장은 “두릅을 비롯한 봄 채소는 향기가 강하고 특유의 씹는 맛이 있어 채소 초밥을 만드는 데 제격”이라며 채소를 살짝 데쳐 초밥 위에 올리면 완성되는 간단한 초밥 요리를 소개했다.
두릅은 밑동에 칼집을 내 납작하게 만들고, 죽순·수삼·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우엉 등 각종 채소도 데쳐 초밥 크기로 손질한다. 재료 준비가 끝나면 뜨거운 밥에 식초·설탕 등 배합초를 섞은 초밥을 한입 크기로 쥐어 놓고 손질한 채소를 올리면 완성이다. 채소가 떨어질 것 같으면 가늘게 썬 김이나 미나리 줄기로 고정시키면 된다.
초밥 외에도 봄채소의 향긋함을 느낄 수 있는 일본 요리가 바로 봄채소 튀김이다. 튀김 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은 채 얇고 바삭바삭하게 튀겨낸 일본식 튀김은 봄채소의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두릅과 머위대 등 형태가 잘 변하지 않는 봄채소를 골라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바삭하게 씹히는 봄채소 튀김이 완성된다. 쑥이나 냉이, 깻잎 등 잎채소를 튀김옷에 버무린 후 튀겨 곁들여도 좋다. 채소를 한입 크기로 잘라 식초 양념에 무치는 초무침도 봄채소로 만들 수 있는 일식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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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봄채소 요리 |
# 든든한 중국식 봄채소 요리
봄채소는 의외로 중국식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메이필드호텔 중식당 ‘리원’은 봄을 맞아 봄나물 냉채, 새우냉이 수프, 소고기 안심 봄채소말이 등을 내놓았다. 리원 측은 “봄나물을 냉채나 탕 등 중국 음식에 적용하면 봄나물 맛은 더욱 풍성해지고, 요리 맛은 봄나물 덕분에 더욱 향기로워진다”고 소개했다. 봄나물 냉채는 냉이와 달래·래디시(홍당무의 일종) 등 각종 봄채소를 깨끗이 씻어 겨자와 식초, 설탕 등을 섞은 냉채 소스에 버무리면 된다. 취향에 따라 익힌 새우나 관자 등을 곁들여도 좋다.
새우냉이 수프는 씹히는 맛이 좋은 새우와 향긋한 냉이가 잘 어울리는 요리다. 새우를 다진 후 뭉쳐 새우완자를 만들고, 깨끗이 씻은 냉이와 함께 끓여 소금으로 살짝 간하면 새우와 냉이의 향이 어우러지는 맑은탕이 된다.
소고기안심 봄채소말이 역시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두릅과 아스파라거스, 버섯을 얇게 썬 소고기 안심 위에 올려 놓고 돌돌 만 후 남은 잎으로 살짝 묶어주고,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구우면 된다. 바삭하고 쫄깃한 맛을 좋아한다면 찹쌀가루를 묻혀 구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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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봄나물 |
# 양념맛 함께 느끼는 한식 봄채소 요리
한국인에겐 참기름이나 된장·초고추장으로 버무린 봄나물이 최고다.
롯데호텔서울 한식당 ‘무궁화’의 정문환 조리장은 “돗나물·달래·더덕과 같이 생으로 먹는 나물은 새콤달콤하게 양념을 하고, 냉이·씀바귀·유채순같이 데쳐 먹는 나물은 기호에 따라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간을 하면 겨울 동안 무뎌진 입맛을 되찾는 데 좋다”고 설명했다.
봄나물은 크게 생나물과 데쳐 먹는 나물로 구별하는데, 생으로 먹는 나물인 돗나물과 달래 등은 초고추장·식초·설탕 등을 섞은 양념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치고, 냉이·씀바귀 등 데쳐 먹는 나물은 된장·다진마늘·참기름 등으로 간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장맛보다 봄나물의 순수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콩나물 무침처럼 소금·다진 마늘·다진 파로 양념한 후 참기름을 살짝 뿌린다.
봄 채소는 보통 나물로 먹지만, 쑥은 가루로 만들어 떡이나 국수에 넣어 먹으면 향긋한 봄맛을 느낄 수 있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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