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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기 ‘박영효 태극기’ 원형 찾았다

입력 : 2008-02-29 10:19:32 수정 : 2008-02-29 10: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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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 관장(오른쪽 두 번째)과 한철호 동국대 교수(오른쪽 세 번째)등 독립기념관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126년 전 일본 외교문서에 포함된 사본을 토대로 복원한 태극기를 공개하며 발굴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조선이 국기로 사용한 태극기의 최초 형태와 크기가 1882년 일본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1882년 10월 13일부터 12월 27일까지 박영효가 일본 도쿄에서 수신사로 활동할 당시 사용한 의전용 국기로 추정된다.

흰색 바탕에 가운데에는 청색과 홍색으로 된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고 네 모서리에는 청색으로 칠해진 건(乾)·곤(坤)·감(坎)·이(離)의 사괘(四卦)가 현재처럼 위치해 있다. 이 태극기의 원래 크기는 가로 142.41㎝, 세로 115.14㎝이며 태극의 지름은 81.81㎝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독립기념관은 박영효가 제작한 국기를 실사(實寫)하고 애초 크기까지 기입한 그림이 동봉된 일 외무성의 문서를 이달 초 영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발견, 이를 토대로 복원한 태극기를 28일 공개했다.

일 외무차관 요시다 기요나리가 1882년 11월 1일 주일 영국공사 해리 파크스에게 보낸 문서에는 “귀하의 구두 요청에 따라 조선의 국기(the National Flag of Korea) 사본을 동봉한다”고 적혀 있다.

영국 유학생 한승훈씨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제보받은 뒤 검증에 나선 한철호 동국대 교수(역사교육학)와 독립기념관은 “일본 외무성이 박영효가 제작한 태극기 2본(대·중) 가운데 하나를 그려놨고 이를 다시 파크스의 요청으로 사본(38×27.3㎝)을 만들어 보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효의 저서 ‘사화기략’에 따르면 고종으로부터 국기 제정 지시를 받은 박영효는 1882년 9월 25일 영국인 제임스 선장에게 자문해 ‘태극 사괘 도안’을 정했다. 같은해 10월 3일 이를 고종에게 보고하면서 박영효는 “영국 미국 독일 일본의 여러 나라가 모두 그려 가기를 청하니, 이것은 천하에 알려 밝히는 데에 관련된 것”이라고 기록했다. 박영효는 의전용, 고종보고용, 개인보관용 등 3본의 태극기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본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는다.

국기라는 명칭이 사용된 태극기는 박영효 숙소에 걸린 태극기 삽화를 게재한 일본의 지지(時事)신보 1882년 10월 2일자 기사와 1882년 7월 미 해군성 발간물 ‘해상국가들의 깃발’에 수록된 국기 등이 알려져 있다. 조선은 1883년 3월 6일부터 공식적으로 태극기를 국기로 채택, 사용해왔다. 독립기념관의 김도형 연구원은 “이번에 공개되는 태극기는 그동안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던 최초 국기의 원형과 관련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높은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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