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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우 화백은 “십장생도에 세상을 낙관하는 구원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
예술원 회원인 원로화가 오승우(78) 화백이 십장생도를 주제로 26일∼3월10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내 그림이 원래 거칠고 굵고 야수파적인 경향이라 민화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들을 많이 하지. 하지만 민화라고 곱게만 그려야 하나.”
오 화백은 “나는 내식대로 민화에 담긴 소망을 현대회화적인 요소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민화는 일제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가가호호에 붙어 있던 것들이 떼어져 버려졌다. 그것을 수집한 것은 일본 사람들이다. 좋은 원본이 모두 일본에 남아 있는 이유다. 볼 만한 민화집도 일본에서 거의 출판된 것들이다.
오 화백의 부친은 근대 호남 화단의 대표작가인 오지호다. 그는 아버지의 큰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소재를 찾아 그림을 그려왔다. ‘동양의 원형’전과 ‘100산’전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오 화백은 요즘도 새벽 3시 반에 기상, 4시에 작업에 들어간다. 6시30분에 작업실 인근 힐튼그랜드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8시30분쯤에 귀가해 아침을 먹고,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그림을 그린다. 1시에 점심을 먹은 뒤 5∼6시까지 그림을 그리고, 저녁시간에는 주로 지인들과 술을 마신다. 취침은 보통 저녁 9시쯤이다.
그는 중학교 때 읽었던 책 구절 하나를 인생좌표로 삼고 있다. ‘예술은 천재들이 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하루에 16시간씩 10∼20년을 꾸준하게 그리다 보면 준천재가 된다.’
술과 담배로 살았던 50대에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심한 호흡기질환에 시달렸던 그는 지난 25년간 수영으로 망가졌던 몸을 추슬렀다. 실명 위기의 눈도 6번의 수술 끝에 그림을 그릴 정도의 시력을 겨우 회복했다.
그의 작업 방식도 남다르다. 캔버스에 일반적으로 하는 밑칠작업도 생략한다. “캔버스 위에 바로 그림을 그려 넣어 색이 크게 발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야.” 십장생이라는 그림의 성격상 파라다이스적인 맑고 밝은 색감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작가는 어쩌면 지나온 자신의 삶을 십장생도처럼 아름다운 판타지로 그려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편완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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