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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끝내주네!… 동서양 4국4색 홍합요리

입력 : 2008-02-16 12:46:17 수정 : 2008-02-16 1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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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코끝을 에는 한겨울 포장마차에서 가장 환영받는 메뉴는 홍합탕이 아닐까. 보기에도 푸짐하고 국물이 시원한 데다 주인에게 말만 잘하면 공짜로 계속 주기도 하는 홍합탕이 주당에게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값도 싸고 부드러운 속살을 솔솔 빼 먹는 재미도 있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특히 1∼2월은 홍합이 제철이라 한 자루에 1만원, 한 양동이를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을 정도로 싸서 한국인들은 홍합에 물만 넣고 끓이면 완성되는 홍합탕을 자주 먹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만 홍합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벨기에나 프랑스의 서민적인 레스토랑에서는 각종 채소와 소스를 넣고 끓인 홍합요리를 흔히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도 벨기에나 프랑스식 홍합요리를 내놓는 곳이 몇 곳 있다. 언뜻 비싸 보이는 레스토랑에서도 냄비에 가득 담겨 3∼4인이 전채로 먹기에 적당한 홍합요리를 비교적 저렴한 1만∼1만5000원선에 내놓는다. 동서양 4개국의 홍합요리를 서울에서 맛봤다.
◇각종 채소와 화이트와인, 버터를 넣은 벨기에식 홍합찜.
◇머슬앤머글의 홍합찜과 홍합 그라탕.

 # 담백한 벨기에 홍합요리  

 유럽에서 홍합요리를 즐기는 나라는 단연 벨기에다. 벨기에식 홍합요리는 토마토 소스나 크림 소스를 넣지 않고 양파와 셀러리 등 채소를 작게 썰어 넣어 홍합과 야채국물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만든다. 국물에는 화이트 와인과 버터가 섞여 있어 향긋한 냄새가 난다. 바게트빵과 감자튀김이 곁들여 나와 홍합 한 가지만으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신촌의 머슬앤머글(02-324-5919)에서는 벨기에식 홍합요리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약간 변형시켰다. 벨기에식 홍합찜 외에도 토마토 소스 홍합찜·매운 홍합찜 등 다양한 홍합찜을 내놓으며, 홍합 스파게티와 홍합 그라탕 등 신세대가 좋아하는 메뉴가 많다.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만큼 가격도 저렴하다. 8000∼9000원이면 푸짐한 홍합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신촌 연세대 인근 골목에 있는 작은 집이므로 미리 전화로 위치를 문의하는 편이 좋다.

 이태원의 미뇽 테라스(02-793-3070)는 좀 더 본격적인 벨기에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벨기에 요리 전문점인 이곳에는 채소를 듬뿍 넣은 벨기에식 홍합요리 외에도 여기에 토마토 소스를 첨가한 프로방스식 홍합요리와 토마토 소스·크림 소스·화이트와인 소스 등 다양한 소스의 홍합요리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벨기에 음식인 와플(벌집모양으로 구운 팬케이크)도 있다. 해밀턴 호텔 뒤로 들어가면 세계의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골목이 있는데, 그 골목 막다른 곳 옆의 높은 언덕길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토마토 소스와 각종 채소를 넣은 프로방스식 홍합찜.
◇라시갈몽마르뜨의 마늘 크림소스 홍합찜.

  #소스가 듬뿍, 프랑스 홍합요리

 해산물이 풍부한 프랑스에서도 홍합을 즐겨 먹는데, 토마토 소스나 크림 소스로 진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태원의 프렌치 레스토랑 라 시갈 몽마르뜨(02-796-1244)의 메뉴판에는 홍합요리만 10가지가 넘는다. 소스는 토마토·크림·와인 소스 중에서 고를 수 있고, 각 소스에 채소나 햄, 해산물 등을 추가할 수 있다. 특히 블루 치즈를 넣은 홍합 요리는 블루치즈의 독특한 향과 맛, 부드러운 홍합의 질감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홍합요리를 시키면 갓 조리한 감자튀김이 한 바구니 나온다. 이곳에서는 홍합과 감자로 가벼운 점심식사를 하는 외국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완차이의 아주 매운 홍콩홍합.
◇칸지고고의 쓰촨식 홍합찜.

 #풍성한 맛의 중국 홍합요리

 다리 달린 것 중에서 의자 빼고는 다 먹는다는 중국인에게 홍합요리가 없을 리 없다. 신촌의 중국집 완차이(02-392-7744)는 매운 홍합찜으로 유명하다. 이 집의 ‘아주 매운 홍콩홍합’은 삶은 홍합에 감칠맛 나는 블랙빈 소스와 매운맛 칠리 소스를 버무린 것. 메뉴 이름처럼 아주 맵지만, 함께 나오는 맑은 국물과 함께 먹으면 풍성하면서 깊은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꽃빵을 한 접시 시켜 같이 먹으면 맛이 잘 어울린다. 

 미국식 중국음식 전문점인 칸지고고(02-3477-7474)는 쓰촨식 홍합찜이 대표 메뉴다. 홍합을 고추와 함께 매운 소스에 버무려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느끼한 다른 중국 음식에 비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칸지고고는 서초 본점 외에 삼성동·여의도·목동·신촌·분당 등에도 매장이 있다. 순화동 만리성(02-771-8276)의 홍합 짬뽕도 유명하다. 그릇 위에 수북이 쌓인 홍합이 푸짐하고, 홍합의 맛이 우러난 짬뽕 국물이 시원하다.
◇홍가의 홍합 그라탕.
◇한국식 홍합탕.

 #깔끔한 한국식 홍합요리

 동서양에 다양한 홍합요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이라면 아무것도 넣지 않고 끓인 시원한 홍합탕을 가장 좋아할 것이다. 청양고추 한두 개 썰어넣어 칼칼한 맛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홍대 앞 놀이터 골목에 있는 홍가(02-3143-0104)는 홍합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주점이다. 홍합 모양의 메뉴판을 갖다 주는데, 양푼 홍합탕은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청양고추가 들어 있어 국물맛이 칼칼하다. 아주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매운홍합탕을 시키면 된다. 각종 채소를 썰어 넣고 치즈를 듬뿍 올려 구운 홍합 그라탕이나 홍합 오븐구이 등 식사대용도 있고, 홍합과 닭고기를 함께 요리한 ‘홍닭’과 홍합골뱅이무침 등 안주거리도 많다. 대부분 메뉴가 1만원대이지만 양이 많아 3∼4명이 안주로 먹을 수 있다.

 ‘홍합밥’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홍합요리. 삼청동의 청수정(02-738-8288)에서 홍합밥 정식과 홍합 도시락을 맛볼 수 있다. 부드러운 홍합 살과 참기름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글·사진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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