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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20산 탐방<12>남양주 예봉-운길-예빈산

관련이슈 정성수기자의 '경기 20山' 탐방

입력 : 2008-04-03 15:20:50 수정 : 2008-04-03 15: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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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스런 '물의 나라' 종주내내 눈못떼
예빈산에서 바라본 팔당댐과 팔당호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수도권 전철이 덕소에서 팔당역까지 연장되면서 두물머리(양수리)를 조망할 수 있는 팔당 일대 예봉산, 운길산, 예빈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중에서도 예빈산은 남한강과 북한강, 팔당호, 한강 상류 등 ‘十’ 자 형태의 거대한 ‘물의 나라’를 가까이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꼭 한번 밟아볼 만하다.

 예봉산(禮峯山·683m)~운길산(雲吉山·610m), 예봉산~예빈산(禮賓山·590m)을 1주일 간격으로 종주하는 산행을 가졌다. 예봉산∼운길산 종주만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그 무엇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빈산을 밟는 순간,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성한 식탐 뒤의 포만감이라고 해야 할까.

◆예봉∼운길산 종주=예봉산 정상에 오르면 북쪽 방향으로 북한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운길능선'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강 상류 앞에 바짝 멈춰서 고개를 쳐들고 있는 봉우리가 운길산 정상이다. 예봉산 정상에서 운길산 정상까지는 8Km에 달한다. 보통 1Km를 20∼25분에 걷는다면, 2시간40분∼3시간20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팔당역에서 예봉산 정상까지 2Km, 운길산에서 조안보건지소까지 2Km를 잡으면 예봉∼운길산 종주는 12Km, 4시간∼5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다.  
팔당역 신청사 뒤로 예봉산과 그 오른쪽으로 예빈산이 조망된다.

 중앙선이 지나가는 팔당역은 지난해 12월27일 수도권 전철이 이곳까지 연장되면서 역사를 새로 지어 깨끗하고 웅장하다. 역을 빠져나오면 왼쪽과 오른쪽으로 모두 등산길이 나 있는데, 산꾼들 대부분 왼쪽을 택해 팔당2리 입구로 오르고 있다. 중앙선 굴다리 밑을 통과해 마을을 지나면 예봉산 들머리가 나온다. 10여 분 오르노라면 새마을회관에서 올라오는 낮은 안부와 만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계속 깔딱고개이나 가끔 한강과 건너편 검단산이며 하남시, 그 너머 남한산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경관 좋은 전망대를 만난다. 예봉산 정상에 서면 동북쪽으로 유명산, 용문산 등이 조망되고, 북쪽으로 천마산 축령산이 아슴히 바라다 보인다. 

예봉산에서 운길산 가는 길은 서쪽 능선으로 내려가다가 잠시 북상한 뒤 다시 길게 동쪽 능선을 타고 가는 ‘U’ 형 길이다. 가는 길에 철문봉과 적갑산, 실락봉 등 봉우리도 지나고, 행글라이더를 타는 활강장도 만난다. 능선을 타고 가는 여정은 신선놀음이다. 끊임 없이 조화를 부리는 능선의 꿈틀거림이며, 과거 언젠가 본듯한 운치 있는 고개들이 발목을 잡는다. 곳곳에 조성된 송림 길은 일품이다. 운길산 정상을 2Km여 남겨놓고 능선은 뚝 떨어지는데, 정상이 코앞에 바라다 보이지만, 그 사이에 ‘숨은 봉’이 2개나 겹쳐 있어 만만히 봐서는 안된다.
 
예봉산 정상에 서면 북쪽 방향으로 운길 능선이 북한강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형국을 하고 있다. 능선 길이가 8km나 되는 제법 긴 구간이다.

구름도 쉬어 간다는 운길산 정상에 서면 발밑으로 북한강이 정답게 내려다 보인다. 금강산에서 발원해 화천과 춘천을 거쳐 371Km를 달려온 장한 민초들의 젖줄이다. 그 아래 천년고찰 수종사에 가면 북한강은 좀더 가깝게 조망된다. 수종사는 하산코스에 있어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다. 조안보건지소 앞에서 양수교 가는 버스가 있고, 여기서 팔당역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조안보건지소에서 양수교까지 콜택시를 부르면 3000원이다.

예봉산에서 운길산으로 이동하는 능선 상에 조성된 행글라이더 활강장. 한강이 와부 근처에서 90도로 꺾어돌아 서울시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예봉산∼예빈산 종주=운길산이나 예빈산에서 출발하면 운길∼예봉∼예빈산 종주가 하루코스로 가능하지만, 예봉산에서 출발할 경우 등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나 있어 하루에 두 곳을 다 가기가 쉽지 않다. 예봉산∼예빈산 종주 여행은 내내 두물머리를 조망할 수 있어 즐겁다. 능선 상에 율리고개, 직녀봉, 견우봉, 승원봉을 잇따라 만나는데, 직녀봉이 예빈산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직녀봉(590m)에 서면 북한강 하류가 좀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발 아래 신양수교가 북한강에 다리를 튼튼하게 뻗은 채 늠름하게 서 있다. 직녀봉은 다산 정약용 형제가 유년시절 산을 오르며 웅혼한 기상을 키운 곳이기도 하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이 합수된다는 두물머리. 두 물을 가두기 위해  조성된 팔당댐으로 인해 물길이 일부 마을을 삼키고 생겨난 팔당호, 팔당댐 아래로 힘차게 낙차되는 한강, 이렇게 네 갈래 물길이 만나는 양수리를 그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물길이 또 있을까.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양수리는 생태계의 보고요, 청복의 땅이 아닐 수 없다. 양수리는 서뿔리 손대서는 안될 곳이다. 양수리 레저·관광자원에 대한 좀더 광범위하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예봉산 직녀봉에서 바라본 북한강 하류. 양수교가 보인다.

예빈산 자락 등로가 끝나는 지점에  천주교 공원묘지가 있다. 죽은자와 산자가 두물머리를 함께 조망하는 멋진 곳이다. 하산 길 내내 ‘물의 나라’ 그 신비로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등로가 끝나는 곳에 팔당∼양수리간 국도가 나 있고, 팔당댐 버스정류장이 있다. 도로 건너편이 팔당댐이다. 여기서 팔당역 가는 버스는 자주 있다. 예봉∼예빈산 종주는 8Km, 3시간30분∼4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정성수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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