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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가족]“독자는 바로 나와 한가족 경조사까지 꼼꼼히 챙겨요”

관련이슈 [특집] 세계일보 창간 19주년

입력 : 2008-02-01 13:18:42 수정 : 2008-02-01 13: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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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성 세계일보 부산 문현지국장이 31일 오전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세계일보가 국내 일등 신문이 될 때까지 지국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31일 오전 3시 이웃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부산시 남구 문현동 세계일보 문현지국장 황수성(53)씨는 눈을 비비며 운동화 끈을 조여맸다. 1989년 2월1일 세계일보 창간과 함께 지국을 운영해 온 황씨는 이 같은 일이 벌써 19년째다. 황씨는 지금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문배달을 거른 적이 없다. 지국 개설 당시 주변은 황량했으나 지금은 주택가로 변해 공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황씨는 “당시로선 거금인 4000만원에 사무실을 임차해 지국 문을 연 지가 벌써 만 19년이 됐다”며 “우연히 세계일보 창간 홍보광고를 보고 맺은 인연이 평생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황수성 세계일보 부산 문현지국장이 31일 오전 신문에 광고 전단지를 끼우고 있다.

황씨의 하루 일과는 광고 전단지 끼우기로 시작된다. 배달원 4명과 함께 광고주들로부터 위임받은 전단지를 신문에 끼운 뒤 독자 곁으로 출발하는 시간은 대략 오전 3시30분에서 4시 사이. 문현지국이 관할하는 동은 문현1∼4동과 범천1, 범일2동 등 6개 동이다. 황씨는 이들 지역 중 배달이 가장 힘든 현대, 삼성 등 아파트단지를 맡고 있다.

그는 배달원과 함께 신문배달을 끝내고 오전 8시쯤 지국 겸 집으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한다. 낮 12시까지 독자 인사 등을 마친 뒤 1시간 정도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이어 오후 2∼8시까지 구독중지 예정 독자를 만나 구독연장을 설득하고 신규 독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황씨가 이같이 세계일보와 동고동락하게 된 것은 창간 4개월여 전인 1988년 10월 초순. 당시 부산일보 지국을 운영 중이던 그는 우연히 TV광고를 통해 흘러나오는 ‘지구촌시대의 새 신문 세계일보 창간!’이라는 광고를 보고 푹 빠졌다.

첫눈에 ‘뭔가 비전이 있을 것 같다’고 느낀 그는 세계일보 부산지역 준비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황씨는 “당시 세계일보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전국에서 지국장 희망자들이 쇄도해 문현지국장도 사실상 내정돼 있었지만 12년의 신문지국 경력을 인정받아 겨우 지국 운영권을 따냈다”고 회고했다.
◇황수성 세계일보 부산 문현지국장이 19년 동안 보관해온 1989년 2월 1일자 세계일보 창간호. 제호 아래 문현지국 ‘구독신청’ 전화번호가 표시된 고무도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황씨는 현재 신문 800여부를 돌리고 있다. 게다가 장기 고정독자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모습이다. 수년 전부터 온라인 뉴스의 급속한 확장으로 종이신문 구독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신문사 간 과당경쟁으로 수익구조가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19년을 포함해 30여년을 신문업에 종사해온 그는 지국 운영으로 부인(49)과 아들(24·대학 4년)을 포함한 세 식구가 빠듯하게 살고 있지만 세계일보에 대한 애정만큼은 남달랐다. 너무 오래돼 색이 누렇게 변한 89년 2월 1일자 창간호 2부와 같은 해 1월 서울 반도유스호스텔에서 실시된 ‘창간지국 보급소장 교육’ 자료집 등을 지금까지 애지중지 보관해 오고 있다.

황씨는 “만약에 지국에 불이 났을 경우 가장 먼저 창간호를 챙겨 나갈 계획”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세계일보지국을 운영하면서 ‘장기 고정독자 확보’ 등 탄탄한 지역기반을 다진 비법을 묻자 그는 “영업비밀이라 말하면 안 되는데…”라면 말끝을 흐렸다. 잠시 후 “상가 전화번호부 제작은 물론 애경사를 꼼꼼히 챙기는 등 독자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모셔온 게 나름의 영업방식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세계일보가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탐사보도에 강한 세계일보가 특종을 많이 하지만 기존 독자를 뺀 일반 국민은 잘 모르기 때문에 연간 두세 차례 특종·기획기사를 모아 별지로 수백만부를 찍어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일보의 경우 창간 직후 다국적 확장과 함께 배달요원이 대거 배치돼 바람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는 데다 전국에 가정연합이 포진해 있어 연합전선을 펴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아울러 “신문에 독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조금이라도 소홀히 한다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리는 거나 다름없다”며 “앞으로도 세계일보는 독자, 나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어느 쪽에 치우침이 없이 신속하게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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