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거점 단순 하드웨어 벗어나 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지금까지 물류창고는 단순히 제품을 저장하는 용도로만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세계 물류거점은 단순 제품 보관의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화의 과정을 거쳐 기존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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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근교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복합물류의 대단위 물류거점 전경 |
지난해 11월 Logistics Management에 실린 The distribution center evolution rolls along에 따르면 창고는 더 이상 예측작업의 오류, 즉 재고를 저장하기 위한 4면이 벽으로 둘러 쌓인 단순 하드웨어가 아니라 제품 흐름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나아가 보관을 축소 내지 없애기 위한 보다 적절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Logistics Management에 실린 물류센터의 진화의 배경과 미국 물류센터들의 운영 현황을 정리해 최근 국내 물류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물류거점 시장의 향배를 전망해 보았다.
<편집자 주>
■전세계 물류센터의 진화 형태와 배경
다양한 부가 서비스 통해 수익 창출 역할 요구 받아
Logistics Management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는 현재 물류센터에서 어떤 형태로든 부가가치 서비스(value-added services: VAS)를 실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물류창고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제품의 보관 기능에서 더 낳아가 새로운 캐시카우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산업의 일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VAS는 고객이 지명하는 특정한 요구사항의 집합체로 이 속에는 제품이나 주문의 별도 가공이 들어 있어 주문을 위해 해당 제품을 단순히 피킹하는 작업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VAS는 이제 특별한 예외사례가 아니라 급속도로 표준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최근 전 세계 물류거점들은 앞서 지적한 대로 상품을 단순히 적재했다가 빼는 보관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 활동을 통해 기업의 수익을 올리는 또 하나의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례로 미국의 월마트社는 납품업체의 팔레트에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했으며 홈 데포社와 로위社는 제품에 특수한 라벨을 강요하고 있다. 또한 여타 대형 유통, 잡화업체들도 즉시 진열할 수 있는 판촉활동을 위한 팩킹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배경에는 VAS를 위해 창고시설의 레이아웃을 바꿔 워크스테이션 설계와 노동기획, 균형화 작업의 영역에서 물류센터를 ‘생산 도구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소비자 소형화 욕구에 따른 단품 포장에 맞춰 창고 진화
이와 함께 유통기업들은 VAS에 대한 주문 사항이 더욱 빈번한 운송과 전보다 소형화된 물량을 요구 되고 있어 대단위 포장에서 단품 포장으로 작업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2007년 올해 조사 응답자의 약 60%는 작업에서 ‘분리 케이스’나 단품 픽이라는 형태로 작업했다고 답 해 노동력이 전보다 많이 들어가면서 복잡성이 가중되고, 높은 처리량이 요구될 경우 더욱 복잡한 장비가 요구되므로 이런 상황은 최종적으로 물류센터를 단순 보관형태에서 새롭게 진화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시장의 물류거점 현황
평균 물류센터 면적 10~25만 평방피트, 층 고 6~9 미터
물류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 시장의 물류동향을 파악하면 향후 우리 물류 거점시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을 얻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최근 물류센터들은 고객들의 소품종 단품 포장 요구에 따라 창고 및 물류센터의 진화가 어쩔 수 없는 운영상의 변화를 맞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국의 전형적인 물류 센터는 1개 건물로 면적은 약 10만~25만 평방피트(약 2,800평~7천평)였으며 가장 흔한 높이(40%)는 약 6~8.8 미터였다. 전체 물류센터 중 32%는 훨씬 높은 입방 건물로 보관 높이는 9미터~12미터였는데 작업자의 이동을 최소로 억제하려는 필요성으로 더욱 많은 물류센터가 이렇게 더욱 높은 높이의 창고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물류센터들 역시 같은 추세로 최근 신축되고 있는 센터들의 높이는 적재율을 높이기 위해 층고를 높게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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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류센터 근무인력 분포도 |
한편 이들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숫자는 200인 이상이 31%, 100~200인 17%, 50~99인 14%, 25~49 16%, 25인 미만이 21% 였다. 이와 함께 센터 내 보관되는 제품의 재고단위는 5만개가 8%, 2만~4만 9,999개 11%, 1만~1만9,999 11%, 5,000 ~9,999개 14%, 2,500~4,999개 14%, 1,000~2,499개 15%, 500~999개 8%, 100~499개 11%, 99개 이하 9%로 나타났다.
또한 연간 제품 재고 회전율은 24회 이상이 10%, 18~23.9회가 5%, 12.0~17.9회가 14%, 6.0 ~11.9회가 27%, 3.0~5.9 33%, 1.0~2.9 10%, 1.0 미만 2%로 조사됐고 평균 연간 재고회전율은 3.0~5.9회로 조사됐다.
또한 대다수 물류거점 시설은 여전히 개인 소유였으며, 34%는 1개의 제조업체가, 32%는 1개의 유통 업체, 이어 12%는 1개의 소매업체와 거래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13%는 1개의 3자 물류업체(3PL)에 의해 공유돼 운영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대부분은 영업 구역이 ‘세계적’ 즉, 미국 화물의 취급에만 한정되어 있지는 않았다. 따라서 최근 미국의 물류거점은 세계화됨으로써 준 국제물류 서비스 업체, 무엇보다도 대형 항만, 공항 및 국제화물 통합업체가 되어야 할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유통 물류센터 200명 이상 센터 근무, 1만 2500백개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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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류센터 제품 제고 보관 비율 |
이밖에 유통물류 산업 역시 여전히 노동집약적으로 작업에 2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 인력은 평균 약 1만 2,500개의 SKU(Stock Keeping Unit-제품종류)와 중간 단위로 3,800개의 단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평균과 중간 단위수의 이런 차이는 작은 숫자의 업체들이 매우 높은 숫자의 SKU를 갖고 있어 평균을 편중시키고 있음을 명확하게 나타냈으며 대체로 이들 물류센터의 연간 재고회전율은 대부분 3.0~5.9였다.
또한 응답자의 68%가 창고에서 full load된 팔레트, 한 묶음으로 된 용기의 아이템 결합을 수령하고 있었으며, 또 같은 방식으로 소품종이 아닌 full load된 팔레트 혹은 용기로 만 운송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취급된 단위의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20% 만이 피킹 작업용으로 어떤 형태로든 기계장비를 사용하고 10%만이 작업을 기계화하는 등 대다수는 여전히 이들 품목을 재래식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따라서 물류관리자들은 비용과 기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얼마든지 합리화 할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언제 새 기술을 채용하고 활용해야 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응답하는 등 첨단 기술의 채택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
■우리 물류거점 시장의 발전 방향
새 부가가치 창출 위한 시스템 도입, 단순보관 기능 벗어야
세계적으로 물류거점은 우리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 물류거점 산업도 차후 보다 적극적인 VAS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 도입과 장비를 통해 단순 보관기능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대형화하고 있는 물류센터들의 추세를 통해 자본의 효율적 투자와 더불어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서비스 제공을 탄력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인드 변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물류산업에서의 코스트 절감 효과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시스템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개발하기는 아직 어렵고 대다수 사람들은 에러를 시정하고, 잃은 재고나 기타 소프트 비용을 찾아내는 비용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의 물류센터들은 2006년 23%가 WMS(창고관리시스템)를 거의 갖지 못했지만, 2007년에는 이 숫자가 20%로 낮아지면서 WMS 혜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 작고 단순한 작업은 직원과 감독자들을 잘 훈련시키는 한 최소의 정보 시스템으로 다년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국내 물류거점운영 관계자들 역시 새롭게 진화하는 추세와 발 맞춰 보다 적극적인 시스템 투자와 더불어 물류센터 운영의 신기술 도입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과 운영비용의 절감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시점으로 보인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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