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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독서는 곧 인생이다” 책벌레 5인이 말하는 책과 지식

입력 : 2008-01-26 19:58:44 수정 : 2008-01-26 19: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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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悅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잘 알려진 공자의 ‘논어’ 첫 구절이다. 배움의 즐거움을 표현한 명구다. 배우는 것은 물론 말로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책을 통한다. 그래서 책은 인류가 이룩한 지식과 문명의 보물창고라 부르는 듯싶다.

인간은 책을 봄으로써 지식과 지혜를 터득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 중 일부는 교육자로, 일부는 정치가로, 또 일부는 철학자로 이 세계를 해석하고 보다 좋은 세상이 되는 데 기여한다.

여기 소개하는 다섯 명의 다독가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이들은 책 읽기가 생활이거나, 직업이거나, 취미인 사람들이다. 곧, 독서 자체가 인생인 셈이다.



먼저,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표정훈·김명남 옮김, 김영사)를 지은 A J 제이콥스부터 살펴보자.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잘나가던 잡지사 기자직을 때려치우고 방 안에 틀어박혀 3만3000여쪽에 달하는 ‘브리태니커백과사전’(전32권)을 통독한 사나이다. 시시껄렁하고 잡다한 지식만 가득한 두개골을 지식의 표준, 정통 중의 정통 지식을 주입해 종합적인 지식을 완벽하게 갖춘 미국 최후의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위해서였다.

목표를 달성한 후 그는 “나는 우리가 기꺼이 새로운 모험에 나서지 않으면 지루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나는 지식과 지적 능력이 같지 않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 둘은 가까운 이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공자의 말과 닮아 있다.

또 한 명의 책벌레가 있다. ‘문예춘추’ 기자 출신인 이름 난 일본 지식인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68). 그가 평생에 걸친 독서 편력기를 정리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박성관 옮김, 청어람미디어)을 펴냈다.

“인간은 ‘더 책을 읽고 싶다’ ‘새로운 책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이다. 더 읽고 싶은 책이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바로 그 사실 자체가 지적인 인간에게 있어서는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만일 그 욕망이 사라진다면 그 사람은 이미 지적으로 죽었다고 해도 좋다”고까지 단언하는 그는 족히 1만권을 읽고 100권의 책을 썼다. 그 역시 “책을 더 읽고 싶어서” 사회생활 2년 반 만에 직장을 그만둔 인물이다.



여기에 견줄 만한 세 명의 한국인이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식을 거닐며 미래를 통찰하다’(리더스북)를 쓴 안치용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 소장과 ‘책의 제국 책의 언어’(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를 탈고한 북투스트라 조우석씨, 그리고 ‘인생의 답을 책에서 구하다’란 부제를 단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해냄)를 출간한 허연 시인이 그들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전·현직이 기자다.

안치용 소장은 ‘지식을 거닐며…’에서 미래사회를 예측할 수 있는 지식 트렌드를 영어 알파벳 머리글자를 따 ‘불안 혹은 불확정성(Anxiety or Ambiguity)’ ‘지속 가능성(Be Good)’ ‘소비자(Customer)’ ‘유전자(DNA)’ ‘에너지(Energy)’ ‘여성(Feminine)’ ‘종교(God)’ ‘인간(Human)’ ‘자아(I)’ 등 9가지 키워드별로 분석했다. 저자는 “미래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며 내가 올바로 서 있을 때 미래 또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고 주장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의 힘’으로 무장하라고 충고한다. 책 곳곳에 저자의 독서량이 묻어난다.

조우석씨는 ‘책의 제국…’에서 “문자와 책은 근대 문명을 일궈온 위대한 미디어”임을 깨우쳐 주고 있고, 허연 시인은 ‘책을 독립된 물건으로서 감미상하고 수집하는 취미’를 뜻한다는 ‘비블리오필리’ 경험을 살려 일상에서 소소한 일에 상처받았을 때 위로가 되는 도서목록을 감상기와 함께 전해준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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