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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이실 부사장(가운데)과 삼성화재해상보험 윤형모 부사장(왼쪽)이 19일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삼성 측 이완수 변호사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 한남동 조준웅 특검팀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광주신세계 편법증여 사건은 이번 특검 수사의 직접 수사 대상은 아니어서 특검이 삼성 비자금 조성에 광주신세계 고위 임원들이 관여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참여연대가 1998년 광주신세계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당시 신세계 이사이던 정용진 부회장이 적정가보다 싸게 주식을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올해 초 정 부회장을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일단 삼성이 조성한 비자금과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와 함께 삼성이 조성한 비자금으로 해외 경매시장에서 고가 미술품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명희 회장의 비자금 관련을 염두에 둔 특검팀의 저인망식 수사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금융조세조사 1부 검사와 수사관들이 현재 특검에 파견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특검이 단순하게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사건의 참고자료로 삼으려고 광주신세계 수사자료를 넘겨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검 파견 검사들이 이미 광주신세계 사건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유입 등과 관련된 수사 단서를 포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김용철 변호사는 홍씨 등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삼성과 신세계 등 관련 회사의 비자금으로 수백억원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특별수사·감찰본부도 지난해 말 차명계좌 추적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삼성 자금이 고가의 미술품 구매에 사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이날 삼성화재 윤형모 부사장과 삼성SDI 이실 부사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특검은 윤 부사장이 2000∼02년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상무를 지내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했다. 또 삼성화재는 삼성생명과 함께 이재용 전무가 큰 차익을 내면서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때 주식을 집중 매입한 회사로 지목된 상태여서 특검은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앞서 19일 김상기 삼성벤처투자 사장과 김동식 제일기획 전무 등을 소환조사했다. 또 2005년 검찰의‘안기부 X파일’ 수사기록과 2004년 대선자금 수사기록 등을 넘겨받아 삼성의 정·관계 로비 의혹 부분을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삼성의 ‘위장 계열분리’ 등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이우승·조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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