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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담백 40대의 성토크] 주의해야 할 음경골절

입력 : 2008-01-20 16:41:45 수정 : 2008-01-20 16: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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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평소보다 조금 일찍 병원에 도착한 어느 날,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앉아 있는 한 남성이 눈에 띄었다. 병원 문을 열기 한 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그는 필자를 보자마자 그곳을 움켜쥔 채 속사포같이 말을 내뱉었다.

“부부관계를 하는데 갑자기 ‘뚝’ 하는 소리가 나더니 금세 피멍이 지고 부풀어 올랐어요. 너무 아파서 회사 출근도 못하고 황급히 왔는데 여기도 부러지나요. 수술해야 하나요. 설마 보기 흉하게 깁스를 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자세히 보니 검푸른 색의 피멍이 보였다. 얼마나 심했는지 음경도 바나나 모양으로 구부러진 채 힘없이 축 처져 있기까지 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성관계를 위한 장소와 시간을 마련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은 터, 아침부터 힘썼다고 탓할 자가 누구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고 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음경골절’은 비뇨기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또 골절이란 원래 뼈가 부러짐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를 정확한 용어라고 볼 수도 없다. 발기된 음경에 무리한 힘이 가해졌을 때 해면조직을 감싸는 하얀 막이 터지면서 출혈이 되는데 이때 남성 본인은 ‘뚝’ 하고 부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즉 발기된 음경은 마치 뼈가 있는 듯 단단해지는데 이 상태에서 과도한 압력을 받아 파열되는 것을 음경골절이라 부른다.

음경골절의 3분의 1은 여성상위 체위의 성관계 시 발생한다. 음경이 질 내 삽입된 상태로 여성이 앞뒤가 아닌 옆 방향에서 움직이거나 음경이 질에서 빠져나오다 재삽입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꺾이면서 골절이 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약간 휜 성기의 굴곡을 억지로 곧게 편다거나 바닥에 엎드려 온몸의 체중을 실어 자위행위를 할 때에도 올 수 있다. 드물게는 교통사고나 총상 등도 원인이 된다. 

음경골절이 일어나는 순간 단단하던 발기는 사라지고 출혈로 음경이 붓고 피부색이 검푸르게 변하면서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파열된 백막 반대 쪽으로 음경이 구부러진다.

간혹 요도에서 피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음경골정에 요도손상이 동반된 것을 의미한다.

음경골절이 심하지 않으면 압박붕대를 이용해 음경 깁스나 얼음찜질, 진통제, 항생제, 염증치료제, 섬유소용해제, 발기 억제제 등을 사용해 치료한다. 골절이 심하면 손상된 조직과 발기체내 혈종을 제거하고 백막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료 후 합병증으로 음경 만곡이나 성교통증,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페이로니씨병, 발기 시 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 골절 후 6∼8주간에는 성행위나 자위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음경골절은 치료가 늦어지면 발기불능 상태에까지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치료 또한 어렵지 않다.

창피한 마음이야 순간이지만 후유증은 오래 간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병원 방문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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